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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파는 상인

이제는 속일 수 없으리

by 페르세우스



얼마 전에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대기업 건설사에서 조립식 단독주택을 만들어서 생산 및 공급을 한다는 내용의 기사였죠. 그동안 단독주택 사업에는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았는데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기사처럼 보일 수도 있었지만 저는 좀 생각이 달랐습니다. 주위에 계신 선배님들이 퇴직을 준비하면서 시골에 단독주택을 건설하면서 고통받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왔기 때문이었죠.


일단 계약을 하는 순간부터는 건설업자와의 갑을이 극단적으로 바뀝니다.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이유도 다양합니다. 건설업자에게 휘둘리며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으며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을 쓰셔야 했죠. 심지어는 직원들에게 돈을 빌리러 다니시는 분들도 왕왕 있었습니다.




하지만 건설업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중고차업계도 이와 비슷한 소식이 있었습니다. 대기업에서 중고차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다는 뉴스였습니다. 아마 중고차를 사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은 치를 떠는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https://m.mk.co.kr/news/economy/10640950




제 주위에서도 제대로 된 차를 제대로 된 가격으로 사지 못하는 소위 눈탱이를 맞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보통 이런 대기업들이 이렇게 중소기업들의 비중이 높은 분야 또는 골목시장으로 진출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상생경제라는 캐치프래이즈를 짓밟는 행위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뉴스들에 보이는 국민들 대부분의 반응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너무 이 업계가 많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어왔기 때문이죠.




사업을 하는 사람은 하루가 아니라 더 먼 미래를 보고 경영을 해야 하지만 마치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처럼 고객의 뒤통수를 치는 행위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죠.

물론 일부의 경우를 지나치게 호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론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화가 나는 사례가 너무 많기는 하네요.



신뢰를 파는 상인이라는 말이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말로 들릴 수 있습니다. 신뢰는 보이는 가치가 아니니까요.

하지만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오래된 명작에서는 진정한 상도의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돈이 되는 사업을 읽는 능력, 셈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진짜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는 가게나 기업은 품질이나 고객에 대한 신뢰라는 가치를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두 업계의 소식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제 하도 당한 사람들이 많아서 더 이상 속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한 번 속으면 속인 놈이 나쁜 놈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고, 세 번 속으면 그때는 공범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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