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어머니들끼리 모이면 서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진심을 금방 내보이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고 나쁨의 문제로 말하고 싶은 부분이 아니라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들끼리 모이니까 조금은 분위기가 다르긴 합니다. 일단 술이 빠른 속도로 테이블에 리필되며 뇌와 심장을 자극합니다. 초반 10분 동안에는 정말 상견례 자리에 앉아있는 예비신랑 같은 모습이었다가 입이 풀리면서 이야기들이 많아집니다.
보통 친구가 아니라 아이의 부모라는 이름으로 모였기에 아이의 학년이나 어디에 사는지 정도로만 소통합니다. 그런데 모임이 시작된 지 30분 만에 나이, 직업, 가족관계들이 거의 대부분 공개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의외로 제 나이 또래인 80,81년 생 아버님들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좋았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게 몇 년생이냐고 물어보실 때 아주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사실 빠른 81년생으로 99학번으로 학교를 다녔거든요. 80년생과 친구였고 81년 생에게는 형이라고 불렸죠. 하지만 사회에 나오니 '빠른 년생'이라는 표현을 못마땅해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고 이제는 한 살이라도 어린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81년생이라고 하고 다닙니다.
개인신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뜻하지 않게 아이 뒷바라지 졸업이 언제쯤 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빨리 아이를 낳는 게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오히려 첫째보다는 막내를 언제 낳느냐가 더 중요하더군요.
제 친구 중에는 28살 때 첫 아이를 낳아 가장 앞서 나가던 녀석이 있었습니다. 둥이보다 두 살이 많죠. 그다음에 둥이들이 태어나면서 뒷바라지 졸업(대학 졸업 기준)이 2등이었는데 그 친구가 5살 터울의 딸을 낳으면서 제가 1위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재수 없이 대학을 가고 군대를 다녀와서 졸업을 해서 반년 안에 취업을 해서 독립한다는 가정을 하면 전 55살에 자녀부양에 대한 독립이 가능한 셈입니다.
하지만 주위에 생각보다 너무 늦게 아이를 낳아서 체력적으로 경제적으로 걱정을 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니 제 기준에서는 다행스럽기도 하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녀를 사회에 적응을 잘하도록 잘 키워서 독립을 시키는 건 부모로서의 큰 행복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마어마한 부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주위의 미혼직원이나 출산계획이 없는 직원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해줍니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으면 빨리 결혼을 하되 그럴 계획이 없다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이죠. 이런 대화를 사람들과 나누다 보니 어떻게 보면 쌍둥이로 한꺼번에 태어나준 아이들에게 제가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 줄 요약 : 아이를 키우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정말로 멋진 일이다! 다만 좀 빨리 낳아 키운다면 더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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