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러니까 2023년 5월 15일부터 저는 재미난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책과강연'이라는 곳에서 진행하는 '백일백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백일백장’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백일 동안 매일 하나의 글을 써서 백 장의 글을 써보자는 의미입니다. 오늘부터 100일 동안 매일 글을 써서 확인을 받는 대장정에 들어가는 것이죠. 물론 저는 이미 15개월 동안 매일 빠지지 않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만 숙제처럼 해서 확인받아야 하는 글쓰기를 하는 건 오랜만이라서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됩니다.
매일 글을 쓰는 행위는 조금 쉬워졌을 뿐 늘 힘든 행위입니다. 글감을 생각해 내는 일도 쉽지 않고 쓸 시간이 모자랄 때도 많으니까요. 그리고 바쁠 때도 아플 때도 어김없이 글을 올리다 보면 과연 매일 쓰기라는 행위가 과연 제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 때도 많습니다. 그나마 계속 꾸준하게 매일 써오던 관성이 있다 보니 지금까지 버티고는 있지만 이 고민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읽은 <타이탄의 도구들>이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매일 일기나 글을 쓰는 행위가 얼마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목들을 읽고서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의미 없는 시간들은 아니었나 생각하기도 했는데 그건 아니더라고요. 이 마음을 다시 동력으로 삼아 백일백장에서도 한 번 더 제 글쓰기를 도약시키는 계기로 삼으려 합니다. 어찌 보면 혼자 쓰던 15개월보다 아마도 숙제 같은 100일이 더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혼자서도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같이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싶네요.
그리고 ‘기수장’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이번 11기에 ‘기수장’이라는 뽑는 자리에 번쩍 손을 들어버렸습니다. 크게 부담을 가질 만한 정도가 아니라는 말에 홀려버린 거죠. 지금도 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허덕거리고 있는데 이것까지 하겠다고 손을 든 걸 보면 저는 정말 일명 ‘나서기’ 병에 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주 중증입니다.
그래도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가진 분들과 교감을 더 많이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물은 엎질러졌고 주사위가 던져졌다면 인생 뭐 있습니까? 저질렀으면 앞으로 나가는 거죠. 일단은 힘닿는 데까지 최대한 열심히 해보렵니다.
한 줄 요약 :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그냥 하고 후회하자. 내 인생 후회나 하며 보내기엔 너무 짧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