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고양이
한 반에서 하나의 동아리에는 2~3명만 지원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그런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1호는 컬러링을 지원했고 2호는 펜 일러스트를 신청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종합장에 해온 작품을 보니 꼼꼼하게 한 것이 집중력을 키우는 데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2주 뒤에 아이가 가져온 작품을 보니 제법 애를 많이 쓴 모양입니다. 그림 그대로를 그렸다고는 하는데 그림에는 영 소질이 없는 제가 보기에는 꽤 멋져 보입니다. 아이에게 어떤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드냐고 물으니 제일 위에 있는 할머니 그림이 만족스럽다고 하는군요.
아이의 그림을 보면서 작년에 입시미술 학원을 보내다가 그만두게 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한 주에 두 번씩 네 시간씩 다녔다가 너무 힘들어해서 더 보내지 않았죠. 그래도 이렇게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걸 보니 그때 그만두게 한 결정이 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에 계속 다녔다면 실력을 좋아졌을지 모르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서 이런 작품을 구경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무슨 일을 하든 노력도 좋지만 즐기면서 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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