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여행을 하면서 와이너리 견학을 본 뒤 솔직히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30분 만에 마무리되었기 때문이죠. 호기롭게 숙소를 나선 뒤 아이들에게 아빠만 믿으라고 큰 소리를 친 뒤라 이런 상황은 당황스러웠습니다.
MBTI에서 철저한 계획형 인간(J) 쪽에 가까운 저는 이런 상황을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왜냐하면 즉흥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건 제 체질에 맞지 않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평생 이렇게 살았는데 가끔씩은 무계획으로 사는 것도 어떨까 싶었는데 그 실천을 이런 국내여행에서 해보는 것이죠.
결국 급하게 검색을 하고 이 근처에 문경새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와이너리 안내를 해주신 여사님께 물어봅니다. 문경새재에 가면 볼 게 많냐고 말이죠. 다행히 자세히 설명을 해주셔서 안심하고 내비게이션을 찍어서 10분 만에 문경새재 주차장에 도착합니다.
주차장이 어마어마하게 넓은 것을 보니 제대로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경새재에 처음 왔다는 생각이 드니 나름대로 감개가 무량합니다. 물론 혼자만요. 문경새재는 새도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을 가진 영남과 충청도를 연결하는 관문입니다.
지금은 평지처럼 되어있지만 더 험했을 테고 이 길을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다고 생각하니 신기합니다. 임진왜란 때 전략적인 요충지로만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유서 깊은 장소였던 것입니다.
지금은 평지처럼 되어있지만 더 험했을 테고 이 길을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다고 생각하니 신기합니다. 임진왜란 때 전략적인 요충지로만 알고 있던 것보다 더 유서 깊은 장소였던 것입니다.
문경새재 관광지도
주차를 한 뒤 안내소까지 가니 아기자기하게 생긴 전동차가 하나 있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서 이런 건 못 참죠. 전동차를 타고 꽤 많은 거리를 깊숙한 곳까지 올라갑니다.
5분 정도 차를 타고 올라가서 최종적으로 도착한 곳은 문경새재오픈세트장입니다. 한국민속촌과 더불어 수많은 사극의 배경이 된 곳입니다. 저도 이런 곳이 있는지 여기 와서 처음 알았는데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이 신기해합니다.
서울에 있어야 할 광화문도 있습니다. 물론 촬영을 위해 와있는 소품트럭들이 옥에 티이긴 하네요. 광화문 안에는 궁궐의 모습도 있습니다.
으리으리한 대감댁 저택도 눈길을 끕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대단한 세도가의 집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런 촬영지에 왕이 사는 곳과 양반만 사는 곳만 있겠습니까. 나라의 근간인 백성들이 사는 곳도 당연히 있습니다.
주위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눈치를 보던 1호가 수레를 끌어보겠다며 잠깐 잡아보았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가볍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시전 상인들이 물건을 파는 곳도 있으며 산성도 있습니다. 고려나 조선시대에 있을 법한 개울도 눈길을 끕니다. 우리가 보는 사극에 나오는 장면들이 이런 곳에서 촬영되었다고 생각하니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KBS에서 드라마를 촬영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소품을 담당하는 분들만 계시고 오늘은 촬영하는 날이 아닌 모양입니다. 촬영하는 모습까지 구경을 했다면 좋았을 텐데 살짝 아쉬운 느낌입니다.
구경을 마친 뒤 걸어서 내려옵니다. 경치가 좋은 곳이 많아서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다 올리기에는 쉽지 않네요. 결국은 눈으로 담는 것이 최고입니다.
아이들이 제일 기대했던 문경생태 미로공원은 순식간에 아이들이 뚫어내고 나옵니다. 조금 싱거운 맛이었다고 하길래 나중에 너희들이 만든 미로로 공원을 한 번 만들어보라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구경을 잘하고 내려왔으니 식도락을 즐길 차례입니다. 근처에 소개를 받은 식당이 있어서 가봤는데 아이들은 대만족이었네요. 계획 없이 떠난 문경여행에서 많은 것들을 얻어갑니다.
한 줄 요약 : 인생이 어디 계획대로 다 된다더냐. 그렇게 되면 무슨 재미가 있냐.. P(인식형)가 J(계획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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