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최근 들어 신체적으로 가장 힘든 열흘을 보냈습니다. 바로 급격하게 찾아온 허리통증 때문이었죠. 지난주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운동을 하던 중 무리하게 했던 복부운동이 화근이었던 모양입니다.
수요일 아침출근하는 동안 조금씩 통증이 심해지더니 사무실에 도착해서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극심한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일단 바로 병원부터 가야 했습니다. 엉거주춤하게 걸으며 산 넘고 물 건너 병원에 도착한 뒤 진료를 받았는데 어설프게 도수치료를 받다가 상태가 더 심해진 듯했습니다. 자극이 심했는지 나올 때는 허리를 구부린 채 거의 기어 나왔습니다.
그렇게 초반 며칠 동안은 앉기, 눕기, 걷기, 엎드리기, 구부리기 등 모든 움직임이 힘들 정도였습니다. 결국 사흘을 꼬박 회사도 출근하지 못하고 누워만 있다가 병원을 다녀오고 치료전문 마사지도 받고 오면서 연명했습니다.
다치고 닷새가 지난 월요일부터는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출퇴근 길도 생각보다 고역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차를 가지고 출근했다가 사무실 주차장에 도착해서도 몸이 굳어버려서 3분 넘게 움직이지 못하는 등 고된 시간이었죠.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개인적으로 책과 관련된 좋은 일이 있었고 그걸 위해서라도 이 아픔을 빨리 극복해 낼 필요가 있었습니다. 침과 물리치료를 야간진료병원에까지 가서 받고 진통제도 먹으면서 허리통증에 좋은 스트레칭도 무리가 되지 않게 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걷고 앉고 눕는 정도는 큰 통증 없이 가능한 상태에는 도달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다른 가족들도 고생을 많이 했죠. 제가 아픈 동안에는 집안일은 손도 못 댔으니까요. 거기에 제 수발까지 들어야 했으니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죠. 병원에서 최소 한 달은 간다고 했지만 이 정도까지 호전된 건 가족들의 도움도 컸습니다.
통증이 심한 날에는 글을 쓰기가 정말 힘들어서 아픈 내용으로 글을 진작 쓰고 싶긴 했습니다만 제 브런치나 블로그를 자주 보시는 어머니의 걱정이 염려되어 이제 서야 조심스레 써봅니다. 지금은 한결 나아졌지만 심할 때는 꽤 힘든 시간이었으니까요.
아팠던 동안 잃은 것도 많습니다. 일단 체중을 3kg이나 잃어 61kg이 되었습니다. 좋은 손실일까요? 그리고 감명 깊게 읽은 <타이탄의 도구들>을 통해 습관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했던
1. 이부자리 정리
2. 깨자마자 십 회에 걸친 반복활동 (ex. 스트레칭)
3. 따뜻한 차 마시기
4. 10분 정도의 명상
은 통증이 심하다 보니 실천할 수 없었습니다. 역시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건강이 가장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두 가지 깨달음도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와병 중에도 매일 글쓰기와 일기만큼은 놓지 않았으니 저는 이제 진정한 쓰기에 미친 인간 반열에 올라갈 준비가 조금 더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빨리 나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통증이 엄습하는 순간에도 웃어보려고 노력했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앉고 눕고 걷는 데 큰 무리가 없어서 60~70% 이상 회복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방심하지 않고 조심 또 조심하면서 확실히 나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