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언급드린 적이 있지만 저는 현재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초등부 학부모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그런데 요즘 심의를 하다 보니 걱정스러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사이버폭력으로 접수된 학폭건이 많다는 점이죠.
초등학생들은 보통 3학년 정도 되면 스마트폰을 소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올라갑니다. 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게임을 하기도 하고 SNS를 접하게 되죠. 문제는 제대로 쓰는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겪은 학교폭력심의는 대부분 허위사실유포, 부적절한 사진유포 등 잘못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고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증거도 확실하기에 심의를 할 때 논란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학생도 반성을 많이 하죠. 그리고 그 문제의 중심에는 항상 SNS가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을 물어보면 대부분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휴대폰을 압수하겠다"라고 말이죠. 문제는 부모님이 휴대폰을 빼앗는다 하더라도 잠시일 뿐 아이는 다시 휴대폰을 돌려받고 문제점이 바로 개선되지는 못합니다.
여러 번의 심의를 통해서 아이들의 SNS사용을 학교의 교육이나 부모의 지도만으로 적절한 범위 내로 통제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많이 듭니다. 부모조차도 조절하는 능력이 제대로 갖춰진 경우가 흔치 않기 때문이죠.
현재 외국에서는 어린 학생들이 SNS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습니다. 미국 유타주에서는 내년부터 18세 아래 이용자가 인스타그램, 틱톡, 페이스북 같은 SNS를 이용하려면 부모 허락을 받도록 하는 법안에 통과되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한 대학이 학생들의 '디지털 중독'을 고친다는 명목하에 모든 SNS를 차단하기로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단 성범죄나 성인물에 노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이유와 함께 비교불행과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죠. SNS 사용시간이 많을수록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많기에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아칸소대학교 연구팀이 18∼30살 978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추적했는데 그 결과 SNS를 하루 2∼3시간 사용한 이는 22.6%, 3∼5시간 사용한 이는 32.3%가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36점 이상 : 중독 단계, 하루 중 사용시간 정해 SNS 과몰입 주의 필요 (전문가 상담 필요)
-31~35점 : 가벼운 중독, 스스로 사용 시간을 자각하지 못하는 단계 (일정한 사용 시간 준수)
-26~30점 : 업무지장 적으나 조만간 중독될 가능성이 있음 (업무 중 접속 피하기)
-25점 이하 : 안심 단계, 본인이 적절히 시간 조절 가능함
인간사의 모든 일을 인간의 자유의지에 맡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이런 분야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봅니다. 어른조차도 SNS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노출되어 있으니까요.
이 문제가 많은 사람들에 의해 공론화가 되어 건전한 토론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저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