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아이들이 집에 있던 컵화분을 가지고 쪼르르 화단이 많은 놀이터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바로 집에서 키우던 다육이들을 옮겨 심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이들은 식물이 동물에 대한 사랑이 적지 않은 편입니다. 1호는 새 이름을 모두 외울 정도로 좋아하고 2호는 집에서 키우는 화분들에게 물을 주는 날짜를 달력에 미리 모두 적어놓을 정도니까요.
시들시들해지던 다육이는 원래 사기컵에 담겨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컵이다 보니 물이 빠지지 않아서 다육이임에도 점점 기력을 잃어가고 있던 중이었죠.
그 모습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아이들이 새로운 화분을 사 오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흙이 있는 곳으로 가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기로 결장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집에서 키우던 달팽이가 자신이 살던 통에서 탈출하다가 생을 달리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그냥 화단 으슥한 곳에 놓고 오면 어떻겠냐고 물었죠. 그때 아이들이 절대로 안 된다며 구석진 곳에 땅을 조금 판 뒤에 달팽이를 묻어준 뒤 거기에 혹시 모르니까 돌멩이를 무덤처럼 만들어주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있다 보니 더더욱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이들에게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행복했던 시간만큼 이별로 인해 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