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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Jul 08. 2023

도전, 경험.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자양분



어제는 나름대로 역사적인 날이었습니다. 저희 집 2호가 1호가 다니고 있는 농구수업에 처음 함께 한 날이었거든요. 1호는 농구를 배운 지 1년이 넘었지만 2호는 싫다면서 거절을 해오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원이 소수인 데다 다른 친구가 한 명 함께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솔깃해진 것이었죠.



마지막에 "만약에 해보고 안 맞는다 싶으면 다시는 하라고 말 안 할게"라고 약속을 하고서야 모든 이야기는 정리되었습니다. 다행히 농구수업도 선생님도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공을 튕기거나 가벼운 패스연습을 했을 뿐인데 '나쁘지 않았다'는 표현을 해줬고 저도 걱정했던 마음을 쓸어내렸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무언가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볼 일이 정말 많습니다. 무기력증에 걸린 아이가 아니라면 보통은 이런 대화는 싫다는 말로 시작되죠. 아래에 언급한 것처럼 몇 가지 메커니즘으로 나뉩니다.


<권유-거절-단념>

<권유-거절-강요-반항-단념>

<권유-거절-회유-거절-사정-조건부허락>



예전 저희가 어렸던 시절에는 일단 부모님이 시키면 당연히 해야 된다고 생각한 적이 많아서 큰 문제가 아닌 이상 대부분 부모의 뜻을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물론 그런 양육방식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확산되다 보니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시키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죠. 문제는 너무 아이의 의견을 따르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를 놓치는 일이 많아졌다는 점입니다.



어찌 보면 아이에게 정확하게 지도가 필요한 부분은 '안 해도 괜찮아'라는 말보다는 '실패해도 실수해도 괜찮아, 도전해 봐'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에 아이에게 학급회장에 나가보겠냐고 권유한 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아이는 싫다고 말했죠.



저도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경험은 중요하기에 그걸  쌓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며칠에 걸쳐 차분하게 설득을 했습니다. 잘 때도 말하고 밥 먹을 때도 말하고 일기 쓸 때도 말했죠. 물론 웃으면서 했습니다.



계속 거절하던 아이는 결국 마음을 돌렸습니다. 해보겠다는 답을 한 뒤 출마해서 학급회장까지 당선되었죠.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도전하겠다는 마음은 중요합니다. 실패하는 경험 또한 필요하죠.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도전해 보겠다는 마음이 생기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결국 부모가 아이를 잘 이끌어 도전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것이죠.



새로운 음식이 먹어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아이들은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기를 꺼려합니다. 그럴 때 저는 단호하게 말하죠. "딱 한 번은 먹어봐"라고 말이죠. 먹어보지 않으면 무슨 맛인지 절대 알 수가 없는데 먹지도 않고 맛이 없을 거라고 판단하는 건 성급한 판단인 것이죠.



그래서 5학년 때 전교부회장 선거에서 아깝게 떨어진 뒤에도 절대로 다시 도전해 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한 번 경험해 봤고 다시 하길 원치 않는다면 권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약속은 중요하니까요.




부모는 아이의 성향에 대해서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욕심 때문이 아니라 진정으로 아이를 위해 선택한 길이라면 아이를 설득하고 도전하게끔 하는 일은 온전히 부모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잠재력을 너무 낮게 또는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도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저 또한 앞으로 계속 그렇게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한 줄 요약 :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미래는 그동안 해왔던 경험에 비례해서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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