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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Aug 02. 2023

글쓰기로 소통하는 가족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




글쓰기가 주는 장점은 정말 많습니다. 이런 주제로 글을 쓰시는 분들이 많으니 제가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죠. 그런데 저희 집은 글쓰기로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장점들 이외의 소득이 있답니다.


바로 전화나 메시지를 주고받지 않아도 가족끼리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며칠 전에 어머니께 다급한 메시지가 하나 왔습니다. 메일 확인 요망이라는 내용이었죠. 일단 바로 메일함을 부리나케 확인해 봤는데 원고였습니다. 약속된 곳에 기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한 번 더 검토를 해줄 수 있느냐며 제게 연락을 주신 거죠.

어머니와 주고받은 원고 관련 메일들



제가 2020년 2월에 한국수필을 통해서 수필가로 등단하게 된 데에는 어머니의 권유와 역할이 컸습니다. 어머니는 이미 수필가 활동을 오랜 시간동안 하고 계셨기 때문이죠. 예전 초창기에는 제 원고를 어머니께서 많이 봐주셨습니다. 그때의 글은 고칠 점이 참 많았죠.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 이제는 서로의 글을 검토해 주는 정도까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장족의 발전이죠.


이번에 주신 원고는 어머니께서 문인협회에서 회원들과 함께 다녀온 몽골 기행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여행을 가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사진을 올려주시고 자세한 내용을 말씀해 주시지는 않아서 궁금했던 차였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몽골에 도착하신 뒤부터 어떻게 여행을 하셨는지 대부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원고가 제게는 편지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글쓰기는 아이와의 소통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둘째가 얼마 전에 제게 몰래 다가와 일기장을 펴서 보여줍니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저는 5학년 이후부터 아이의 일기를 절대 허락 없이 보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일기를 쓸 때 옆에서 쓰고 있으면 먼발치에서 글씨가 괴발새발이 된다면 좀 더 신경 쓰면 좋겠다는 정도의 조언을 해주기는 하죠.

아이의 일기장(허락받고 올립니다)



아무튼 갑자기 일기장을 보여주길래 받아서 읽어보았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아이가 겪었던 속상한 일이 적혀있었습니다. 마음이 좋지 않은 채로 돌아오다 보니 집에서도 말이나 행동이 모가 날 수밖에 없었죠. 결국 저녁에 또 혼나는 상황까지 생겨버리니 기분은 더욱 침울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는 글로 자신의 감정을 모두 표현을 했습니다. 아이가 쓴 일기를 읽고 나서야 아이가 오늘 겪었던 일들과 저녁때 왜 비협조적인 태도였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안아주고 대화를 통해서 공감해 주고 기분을 풀어주었죠. 자칫 아이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었는데 일기를 통해서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가 주는 힘은 이렇게 큽니다. 오늘도 저는 글을 씁니다. 대단한 교훈이 없는 글도 있고 그렇게 재미있는 글도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창피한 글을 쓸 때도 있죠.  비록 지금 쓰는 글쓰기가 특별하게 의미 없는 몸부림일지 모르나 꾸준하게 쌓인 글은 언젠가 제 인생에서 큰 힘을 발휘하리라 믿으면서 말이죠.



한 줄 요약 : 글쓰기를 하게 되면 중요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늘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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