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역시 온라인상의 인간관계가 점점 늘어나고 있기에 공감능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지만 늘 시험에 듭니다. 인공지능이 발전한 시대가 다가올수록 더 심해질 겁니다. 그렇기에 미래에서는 공감능력이 큰 경쟁력을 지니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번에 귀한 시간을 쪼개 학교에 와주셨던 <초인류>의 저자이신 경희대학교 김상균 교수님 역시 강의를 하시면서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발 쪽에 통증이 있으셔서 자주 가는 병원이 있는데 잘 낫지 않았다고 합니다. 잘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고 하셨죠. 그런데 그 병원에 계속 가게 되는 이유가 있더랍니다. 갈 때마다 선생님이 "바쁘신데 오시느라 힘드시죠? 금방 낫지 않아서 답답하시죠? 계속 아프셔서 힘드셨겠습니다." 등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씀을 해주신 부분이 컸다고 하시더군요.
공감능력이 가지는 힘은 그만큼 큽니다. 그렇지만 공부와는 달리 공감능력을 키우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고 말하는 공부능력자들의 이야기가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아마 어른이 되신 분들은 누구보다 공감하실 겁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방법으로 공감능력을 자극하게 된 상황이 생겼습니다.
최근에 아이들과 함께 집에서 OTT서비스로 두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바로 <드림>과 <스위치>인데요.
이 두 영화 모두 가진 공통적인 메시지가 가족의 소중함이었습니다. 당연히 눈물샘을 자극하는 코드가 존재했죠.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그런 장면이 나올 때 함께 손을 잡고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물론 제가 말이죠.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 예능에서 감동적이거나 뭉클한 장면이 나올 때 아낌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이도 두 영화를 보면서 모두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만큼 공감을 했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아들의 우는 모습을 보며 행복해하는 희한한 아빠입니다.
남자의 눈물이 창피하다고 하는 순간 그 아이의 감수성은 말라버립니다. 눈물을 흘리는 상황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울 기회 또한 메말라버리면서 이해하기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아이가 마당을 나온 암탉을 보면서 운 적이 있습니다. 마지막에 족제비에게 스스로 제 목숨을 내어주며 자신을 (족제비의) 아기들에게 젖을 먹이기 위한 먹이로 잡아먹으라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새드앤딩 애니메이션이 처음이었기에 아이는 충격이 컸죠.
그 이후로부터 아이들에게 눈물은 절대 잘못이 아니며 창피한 일도 아니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다만 필요한 상황에서 흘리면 좋겠다고 말이죠.
이번에 영화를 볼 때도 아이가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눈물코드가 사람마다 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예 없어서 메말라있다면 공감능력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남이 정해주기도 합니다. 사회적인 지위, 연봉, 사는 곳, 가진 물건 등으로 말이죠. 그래서 이런 외적인 가치보다는 내적인 가치로도 자신의 인간다움을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제 아이들도 공감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자존감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인간다움과 자신의 가치는 그렇게 해야 지킬 수 있으니까요.
(대문사진 출처 : 정신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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