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페르세우스입니다.
우리집에 잠시 머무르고 있는 2011년생인 쌍둥이 아들들은 이제 곧 중학교 1학년이 됩니다. 아직 사춘기처럼 느껴지는 징후는 미세하게 있지만 그래도 큰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는 편이죠.
중학생을 대비해 책도 열심히 챙겨보고 있고 언젠가는 사춘기가 올지도 모르기에 저는 아빠로서 크게 두 가지 면에서의 소통에 각별하게 애를 쓰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공부에 대한 지도인데요.
청소년들의 스트레스 중에 공부는 항상 상위권에 있습니다. 그 스트레스를 혼자서 감내하게 두지 않고 국어나 수학에 대해 둥이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은 제가 틈틈이 지도해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녀석들이 아빠가 설명해 줄 때 화를 낸다며 꺼려했습니다. 제가 알려주겠다고 해도 그냥 자기들끼리 풀겠다면서 낑낑대더니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결국은 풀어내더군요.
가끔은 제가 먼저 아빠가 친절하게 가르쳐주겠다며 통사정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확실히 서로 노력한 덕분에 가르치고 배우는 태도가 훨씬 나아졌죠. 그렇게 공부에 대한 정서를 놓치지 않게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꾸준한 대화인데요.
우리나라 부모들이 초등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평균 1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에 나온 설문조사 역시 400여 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했는데 엄연한 착시효과가 존재합니다. 보통 부모들의 대부분은 잔소리도 대화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부모는 잔소리를 한 시간도 대화로 여기고 있지만 아이들은 당연히 그리 생각하지 않겠죠? 그런 점에서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이보다 훨씬 적다고 보입니다.
며칠 전에 한 녀석이 저와 아내로 인해 속상한 일이 있어서 집 밖으로 잠시 바람을 쐰다며 그냥 쌩하고 나간 적이 있습니다. 보통의 부모들 같으면 마음 같아서는 바로 쫓아가서 뭐 하는 짓이냐면서 혼구녕을 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조용히 나가서 집 밖에 의기소침하게 서 있는 아이를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별다른 잔소리를 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서 제가 먼저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아이가 만든 작품에 대해서 기억도 하지 못하고 관심을 갖지 않았던 잘못에 대해서 말이죠.
그 사과를 들은 아이도 흔쾌히 기분을 풀어줍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이야기를 합니다. 컴퓨터를 사용해서 하는 숙제를 하면 생각보다 다른 데 신경을 많이 빼앗긴다고 말이죠. 뜻밖의 수확이었습니다. 진지하게 들어주고 대안을 고민하고 함께 정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간이었죠. 앞으로도 아이 한 명씩 데리고 다니면서 이런 시간을 더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때 사이에 사춘기가 온다고 합니다. 아이가 뭔가 예민해 보이거나 날이 선 말이나 행동을 할지라도 그 나이 대의 부모님들은 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사춘기 같으니까 좀 기다려줘", "사춘기니까 내가 참는다", "사춘기니까 좀 놔두자" 라고 말이죠.
내적 성장을 경함하고 더 큰 사람이 되고 있는 자녀를 배려해 주는 차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되면 두 가지 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예의를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사춘기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언행을 허용하게 된다면 자기중심적인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두 번째는 소통의 시간이 줄어들게 되어서 아이가 정말 힘들 때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리기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실제로 겪는 작지 않은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부모가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면 아이가 솔직히 이야기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실제로 청소년기에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는 대상이 부모인 경우는 27%에 불과합니다. 사춘기가 되면서 부모와의 소통이 어려워졌음을 통계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아버지에게 말하는 경우는 4% 밖에 되지 않기에 저는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아이를 귀찮게까지 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려고 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자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말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언제나 네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되어있다는 신호를 수시로 주면 됩니다.
가정을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여겨야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느끼고 공부에도 지장이 없겠죠. 내년에도 몇 년이 지나도 제 자식에게 고민이 생기면 제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오늘도 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열심히 소통을 하려 합니다.
더 시간이 흘러서 이런 모습의 부자(父子) 사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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