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지난주에 짧았던 3주간의 방학을 마치고 다시 등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겨울방학과 동시에 방학이 시작되는 일정이었기에 무언가를 하기에는 빠듯했죠.
호기롭게 준비한 계획들도 있었지만 완벽하게 다 달성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새롭게 도전해 본 아이템이 있었으니 바로 그 제목은 일명 '특명! 공부가 잘 되는 장소를 찾아라!'였습니다.
이제 곧 중학생이 되고 혼자서 공부해야 할 시간과 분량이 많아 지기에 아이들의 자기주도학습능력과 집중력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상황입니다.
그랬기에 습관도 중요하지만 공부가 잘 되는 장소를 찾는 일 또한 놓칠 수 없는 부분이었죠.
저희 집은 아이들의 공부방이 따로 없습니다. 거실에 책상 두 개를 붙여서 의자 세 개를 놓고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야금야금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짐을 느꼈죠.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느끼던 중 장소를 바꿔보고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올초에 한 번 동네 카페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죠. 일기장을 들고 말이죠. 놀랍게도 아이들이 일기가 너무 잘 써진다고 합니다.
공차 : 4.5점/5점 (서로 자리 분리로 방해가 되지 않음)
얼마 뒤에는 독서모임을 진행했던 최승필 작가님의 [공독서가]에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가서 공부를 시켰는데 안타깝게도 가지고 간 숙제나 문제집은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공부 대신 독서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했기에 그리 시간이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남양주에 있어서 자주 가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죠.
서점형 카페 : 4.5점/5점(그나마 독서를 많이 해서)
그때부터 다양한 곳에서 공부유목민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카공족의 성지인 스타벅스로 가봤습니다. 괜찮은 자리가 있어서 각자 음료를 하나씩 시킨 뒤에 할 일을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하거나 말거나 저는 크게 관여치 않습니다. 저도 바쁘니까요. 그런데 조명이 눈부시다면서 불평을 하기 시작합니다.
스타벅스 : 3.5점/5점(조명이 너무 세서)
공공도서관 열람실로도 가봤습니다. 일단 예전에 엄마와 함께 갔던 칸막이형에서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소곤거리면서 수학문제를 상의하다가 다른 분께 지적을 받기도 했다더라고요. 이번에는 개방형 열람실로 갔는데 조용하게 꽤 잘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30분 정도 만에 집중력을 잃고 서로 흘끔흘끔 쳐다보기 시작합니다.
개방형 도서관 열람실 : 4점/5점(주위 시선이 신경 쓰여 딴짓 불가)
마지막으로는 스터디 카페를 가봤습니다. 다만 일반 열람실이 아닌 스터디룸을 빌려봤는데요. 시원하고 음료도 이용료에 포함되어 있다 보니 아이들은 아주 만족스러워합니다. 물론 가격을 듣고 나서는 그러지 않았지만요. 이곳도 나름대로 효율이 있는 편이나 집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퍼포먼스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스터티 카페 스터디룸 : 4점/5점(가장 집과 비슷한 환경)
돌고 돌고 돌아서 결국에는 집으로 옵니다. 좀 더 부모가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방해하지 않도록 하자고 합의를 보고 당분간은 집에서 공부를 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경험이 시간낭비, 돈낭비 같았지만 나름대로는 큰 소득이 있었습니다. 경험이라는 녀석을 해봤으니까요. 해보지 않았다면 아이들은 막연히 자신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를 계속 공부장소의 탓으로 돌렸을지도 모릅니다.
다양한 곳에서 공부를 해봄으로써 자신이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장소 때문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 가치가 없다고 하겠나이까~
앞으로 집중력을 갖추고 공부하기 위한 여정은 남은 기간 동안 계속 됩니다. 쭈욱~
한 줄 요약 : 백 문이 불여일견이며, 백견은 불여일행입니다. 이런 부분에는 돈을 좀 써야 말이 먹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