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끊임없는 도전과 실패로 쌓인 역사라고들 하죠.
저 역시 실패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아니 싫어합니다.
그렇지만 실패로 인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를 수많은 책을 통해서 깨달았기에 언젠가부터는 실패에 대한 내성을 가지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크지 않은 실패나 거절에는 웬만해서는 미동도 않게 되었죠.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도 이 소중한 깨달음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하더라도 잘 보듬어주는 방식으로 말이죠. 평소 회복탄력성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와의 경험을 통해서일테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잔인하리만큼 실패의 경험을 일부러 쌓아줄 필요까지는 없죠.
그러다가 온라인 친구의 글을 통해서 실내낚시터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도 말이죠. 바다에서는 실패했지만 설마 여기에서마저 실패할까 생각하면서 아이들에게 제안을 했더니 생각보다 쉽게 걸려듭니다. 2전 3기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죠.
그런데 !!!!!!!!!!!!!!!!!!!!!!!!!!!!!!!!!!
그뤈뒈~~~~~~~~~~~~~~~~~~~~~~
그 순간!!!!@#!@#!@#!#!#@#!@!#@
놀랍게도!!@#!#@#@
자리를 잡고 앉기도 전에 갑자기 제 낚싯대가 거칠게 휘어지면서 움직이지 않겠어요. 맞습니다. 넣자마자 고기가 바늘을 낚아챈 것이죠. 얼결에 낚싯대를 잡고 직원을 황급히 불렀습니다.
직원분을 통해서 고기를 건져 올리는 방법과 더불어 무게를 재고 다시 풀어주는 방법까지 배웁니다.
때마침 낚시터에서는 손님들이 계속 머무르게 하기 위해 다양한 상술(일명 이벤트)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월척게임은 시간 안에 가장 무거운 물고기를 잡은 손님에게 상품을 주는 방식이었는데 제가 오자마자 잡았던 물고기가 1.258kg으로 가장 무거웠던 모양입니다. 결국 1등을 하게 되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아싸! 이런 곳이야 말로 바로 물 반 고기 반이라고 하는 곳이구나, 여기야 말로 아이들이 그동안의 좌절을 딛고 손맛을 볼 수 있는 장소구나'라고 생각했죠.
'첫 끗발이 개 끗발'이라고요.
첫 물고기를 잡은 이후부터 갑자기 고기가 잡히지 않기 시작합니다. 저는 물론이거니와 아이들도 말이죠. 저는 솔직히 낚시를 좋아하지도 않고 고기를 잡았을 때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직 이곳에 온 이유는 아이들이 고기를 낚는 그 기쁨을 누려보게 하려는 의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죠.
제가 한 마리도 못 잡더라도 아이들은 두 번의 좌절을 이겨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불안해졌습니다. 아이들도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시큰둥하게 낚싯대를 던지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죠. 아이들의 등을 쓸어주며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격려를 해주었지만 마냥 힘을 내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잡고 있었으니까요...
보다 못한 직원분이 자신의 낚싯대로 고기를 낚고 끌어올리기 전의 낚싯대를 아이에게 쥐어주기도 했지만 스스로 낚은 물고기가 아니라며 시큰둥해하는 모습에 더욱 제 마음은 애가 타기 시작했습니다.
실패와 좌절의 경험이 아이를 성장시킨다고는 하지만 이런 좌절을 세 번씩이나 하는 건 좀 많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작한 지 1시간 반 만에 2호의 낚싯대에 신호가 오고야 말았습니다. 제가 더 기쁘더군요. 안타깝게도 아이들이 이미 기운이 많이 빠져있던 상황이라서 뛸 듯이 기뻐하는 모습을 못 본 점은 아쉽네요.
그래도 그 이후에 1호도 역시 시간차를 두고 연속으로 두 마리를 낚으면서 제 걱정은 안도로 변했습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가도 되냐고 물었는데 좀 더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얼마간을 더 있은 뒤 총 요금 66,000원 지불하고 나왔습니다. 제가 3마리, 1호가 2마리, 2호가 1마리를 잡았으니 1마리당 11,000원 꼴이었네요.
합리적인 소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게 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시간 20분이 넘도록 힘들게 기다렸다가 얻은 결실이었으니까요.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기회가 온다는 사실을 낚시를 통해 배웠으니 이렇게 하나씩 인내의 미학을 깨달아 나간다면 좀 더 멋진 청소년 더 나아가 저보다 나은 어른으로 자랄 수도 있을 거라 믿어봅니다.
도전은 인생을 흥미롭게 만들며, 도전의 극복이 인생을 의미 있게 한다. -조슈아. J. 마린-
한 줄 요약 : 거 봐, 포기하지 않으니까 결국은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