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하는 학부모회, 학운위 활동의 묘미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페르세우스입니다.



저는 아이들 학교의 학부모회장입니다.

그런데 시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낀 남편 또는 또는 친정엄마와 남편 사이에 낀 아내 같은 불쌍한 학부모회장입니다.


요즘 특히 현장체험학습 취소로 인해서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간략히 정리를 하면

ㅇ 학교의 야외학습에는 그동안 일반버스를 이용했는데

ㅇ 법제처에서 노란 버스를 타지 않으면 불법이라는 발표를 한 뒤

ㅇ 수학여행을 비롯해 현장체험학습마저 학교에서 취소해 버림

ㅇ 많은 학부모들은 이런 상황에 분노




결국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현장체험학습을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일선 교육현장의 상황도 이해는 합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나 학부모님들이 가지는 실망감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6학년 아이들은 에버랜드로 현장체험학습을 갈 예정이었기에 아쉬움을 넘어 분노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러다 보니 몇몇 학부모님들이 제게 대안이 없는지 학교 측과 이야기를 해볼 수 없느냐고 물어오셨습니다. 물어볼 수야 있는데 당장 뾰족한 수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 난감했죠.


아시다시피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학교 측에 학부모의 의견 한 마디를 옮기는 데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따로 교장선생님과 대화를 하며 해당 사안에 대해 문의를 드리긴 했지만 만족할 수 있는 대답을 듣기는 어려웠습니다.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니까요.




그런 와중에 오늘 자 뉴스로


"국토교통부는 현장체험학습용 전세버스에 대한 어린이통학버스 기준을 완화한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22일부터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고 합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노란 버스 타지 않고 가도 괜찮아, 이제 다시 현장체험학습 가도 돼."입니다. 그렇지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버리고 새로이 일정일 짜기 쉽지 않은 이런 촉박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다시 일정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듭니다.


새로운 일정을 잡겠다고 해도 문제, 잡지 않고 가만히 있는대도 문제가 되어버린 셈입니다.




물론 학부모회장을 맡을 때 이런 어려운 사안이 없으리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감투에 욕심이 나서 학부모회장에 지원하지는 않았으니까요.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답을 내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니 난감합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중간에서 학부모 - 선생님 간의 오해가 쌓이지 않게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비슷한 일을 예전에도 경험해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2018년에 있었던 혁신학교 사태였는데요. 혁신학교 사태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때 엄청나게 학교가 시끄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 교장선생님께서 부임하시고 나서 서울형 혁신학교를 추진하신 적이 있습니다. 지난 이야기지만 그때는 혁신학교에 대해 정치적인 해석이 포함되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분들이 은근히 있으셨습니다.


운영위원이었던 저는 그 내용에 대해서 따로 입장이 없었습니다. 홍보물에 알려진 정도의 변화는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학교만 학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말 그대로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반대표 어머님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운영위원을 하면서 반대표도 하고 있었거든요. 궁금하실 듯해서 호의로 이차저차해서 여차저차 되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한 어머니에게서 돌아오는 말이 좀 아팠습니다.


"어차피 이미 결론은 다 내놓고 학부모에게 통보만 하는 거 아닌가요?"




학교의 대소사 그러니까 좀 덩어리가 큰 사안은 학교운영위원회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사안은 투표가 필수였죠. 혁신학교 신청에 대한 결정과정은 학부모들의 절반 이상의 찬성 또는 선생님들의 절반 이상 찬성이 선행되어야 학부모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저 같은 일개 학부모위원 하나가 거대한 흐름에 특별히 영향을 미칠 수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혁신학교 신청은 최종적으로 취소되었지만 그 사안으로 학교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시끄럽기는 했습니다. 저도 입장이 괜스레 난처하여 자유롭지는 못했죠.


이번에 현장체험학습 문제를 겪어보니 그때의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한결 낫습니다. 이제 나이를 먹었다고 눈곱만큼의 내공이 쌓이기는 한 모양입니다.


이 논란이 빠르게 종결되어 마음 상한 사람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인데


이번에 다시 정부와 국회가

"자, 이제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 줬으니 현장체험학습 괜찮은 거죠?"

라는 식으로 교육현장으로 공을 던져주니


앞으로 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눈앞에 선하게 그려져서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들 학교에서의 학교 활동은 권장하고 싶습니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이해도나 학교 교육현장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어서죠. 그리고 학교에 자주 가게 되니 아이와 대화 주제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남들 앞에 나서는 활동을 아이에게 권하기도 쉬워서죠.


물론 지금 제 글을 보면 하지 말라는 소리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장점도 많은 활동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 줄 요약 :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소리를 왜 하는지 여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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