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제가 저분을 뭐라고 불러야 해요?

가족 호칭 정리

by 페르세우스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페르세우스입니다.



이번에 부산여행을 통해 재미난 경험을 많이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난감함도 있었습니다. 바로 가족 호칭에 대한 문제였는데요.


가족들이 함께 외삼촌 댁을 방문했을 때 어른들은 신이 나서 이야기를 했지만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가족들을 본 아이들은 좀 시큰둥했습니다. 아무래도 낯설어서였겠죠.


그런데 갑자기 1호가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빠, 저분이 아빠한테는 외삼촌이면 할머니 동생이세요?"

"응, 그렇지 진해 할머니의 남동생이시지."

"그러면 제가 저분을 뭐라고 불러야 해요?"


순간 기꺼운 마음으로 아이와 대화를 하다가 뇌가 정지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족 호칭 문제는 제 지식 카테고리에서 없었기 때문입니다.




순간적으로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다행히 조금 지나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휴대폰에 깔아 둔 해피트리라는 어플 덕분이었는데요. 평소 가계도를 입력해 놓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광고 아닙니다


아이와 외삼촌(외숙부)을 선택하니 서로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바로 알려주더군요.

평생 들어본 적도 없는 가족 호칭이었습니다.


둥이들은 외삼촌께 진외종조부라고 해야 하고

외삼촌은 1호를 생종손자라고 불러야 합니다.


갑자기 머리가 아파집니다.

물론 실제로 부를 때는 이런 표현을 쓰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알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더불어 외삼촌의 딸들 그러니까 제 사촌 동생들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사촌동생들을 진외종고모

사촌동생들은 아이들을 내종질


아까보다 더 어렵습니다. 물론 다음에도 기억을 못해서 찾아볼듯하지만 그래도 "아.. 이렇게 부르는구나" 정도는 알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 또한 처음 들어보는 표현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큰집에 가면 자주 들었던 말이 생각납니다.

"이분이 누구냐 하면 너한테는 ㅇㅇㅇ되시는 분이다"라고 말이죠.


그때는 호칭도 어려웠고 관심도 없었기에 '네네~ 그냥 아주 머~~~~ 언 친척이시겠죠'라고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막상 이런 자리가 생기니 그때 왜 그렇게 열심히 알려주셨는지 조금은 알겠습니다.


한때 제 이모들께 아이들이 이모할머니라고 부른 적이 있었는데 그 표현도 잘못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네요. 대이모라고 불러야 합니다. 참 어렵기는 합니다.




사실 이런 가족 호칭 문화는 유교권 문화의 나라에만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외국에서는 존댓말도 없고 이름을 바로 부르는 경우도 많으니 이런 가족 호칭에 대한 개념이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쓰는 표현이 있으니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에 인기를 끌었던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최익현(최민식 역)이 로비를 하기 위해 종친회 총무를 통해 집안 10촌 관계인 검사에게 로비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적어도 이런 혈연관계를 따지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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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뜻하지 않게 아이의 질문을 통해서 많이 배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한 가지 더 확실하게 배우게 된 사실도 있습니다. 바로 사돈의 팔촌이 얼마나 먼 사이인지 말이죠.


한 줄 요약 : 번거롭고 어렵지만 알아둬야 하는 지식도 있는 법.


#가족호칭 #가족촌수 #해피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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