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에 대해서 정리를 하다 보니 일기로만 쓰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사골처럼 적당하게 우려먹기 위해 시리즈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이직 출간 기념 여행 2탄은 바로 국립수산과학관 견학입니다.
숙소에서 다들 수영만 하고 싶어 했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저는 수영장에 가면 아이들의 주도로 물에 뜨는 연습을 계속해왔습니다. 오후에도 이러고 있다가는 물 먹는 하마가 되겠다 싶어 다른 제안을 하게 되었죠.
그래도 구경할 곳이 많은 부산이기에 어디라도 가면 좋겠다고 말이죠. 물론 미리 세워둔 계획은 없었습니다. 요즘 제 여행의 콘셉트가 무계획 여행이거든요. 공교롭게 숙소인 아난티힐튼 리조트 근처에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립수산과학관과 롯데월드 부산입니다.
집 근처에 있는 잠실 롯데월드도 놀이기구 멀미 때문에 가지 않는 터라 목적지를 고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바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국립수산과학관에 가기로 했죠.
주차장에서 차를 대고 바다방향으로 내려다 보이는 국립수산과학관은 외관이 좀 낡아 보입니다. 옛날 건물 느낌이 물씬 났기에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주차비도 관람료도 모두 무료였습니다. 힘들게 세금을 내는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7년도에 개관을 했고 26살이나 먹은 곳이니 낡았다는 생각도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동안 두 마리 해마동상이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분수를 발견합니다. 분수에는 잉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신이 나서 열심히 헤엄치는 모습이 저희에게 힘을 북돋워주는 듯해 보입니다.
로비를 통해서 안으로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호기심도 자극합니다. 총 세 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부분 해양생태계, 해양환경, 어업의 역사 등 바다와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해양 환경에 대한 영역은 아이들이 요즘 배우는 사회수업과 관련이 있는지 흥미롭게 봅니다. 해류, 수온, 염도 등 평소에 찾아보기 힘든 내용들도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어업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지금은 취미생활로 하는 낚시가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이렇게 힘들게 물고기를 잡았다고 하니 신기합니다. 어찌 되었든 물고기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식재료 중 하나였으니까요.
물고기에 대해서 모형으로 알려주는 전시관도 재미있었습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습니다.
어린 친구들의 취향을 고려한 게임공간도 있습니다. 엄청나게 재미있지는 않지만 제법 잘 만들어져 있더군요.
규모가 작은 편이기는 하지만 아쿠아리움도 있습니다. 보통 아쿠아리움 관람요금이 2.3만 원에서 3.8만 원까지 하니 적지 않은 이득인 셈이죠.
관람을 다 마치고 나오니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바다가 주는 선물, 바다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몇 줄 요약 :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 보니 무료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었습니다. 의외로 좋은 콘텐츠들이 많았습니다. 짜임새 있게 구성이 잘 된 편입니다. 특히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아쿠아리움에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이 아이들에게는 제대로 된 즐거움을 주었다고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