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유튜브부터 넷플릭스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들이 생겨나다 보니 정규 tv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화제에 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죠. 바로 <나는 솔로>입니다. 저는 tv를 잘 찾아보는 편이 아니라서 간간히 뉴스제목만 접하지만 그 인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검색에 노출빈도를 확인해 보면 방송, 연예 분야에서 이 프로그램이 빠진 적은 제 기억에 한 번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최근에 재미있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그때도 참가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외모, 학벌, 직업, 재산 등으로 동성 간에는 경쟁적인 분위기를 만들며 자극적으로 내용을 유도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죠.
2014년 3월에 사건이 있고 나서 7년 만인 2021년에 같은 포맷에 제목만 바꾸고 돌아온 셈입니다. 7년이면 짧지 않은 세월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짝>과 계속 비슷한 포맷으로 가는 모습이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이는 만드는 사람만이 가진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에게는 성욕, 식욕, 수면욕과 같은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로 시작해서 다양한 욕구들이 있지만 뒤틀린 욕망 중 하나인 관음증도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이 연애를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워도 하고 흉도 보면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나가는 거죠.
<슈퍼맨이 돌아왔다>부터 <나 혼자 산다>, <동상이몽 : 너는 내 운명>도 그런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거기에 남녀 사이라는 원초적인 욕망에 충실한 미혼남녀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을 듯합니다. 거기에 말로 형용하기 힘든 욕구도 대리로 충족 가능했겠죠.
그런 점에서 관찰예능뿐만 아니라 SNS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일종의 관음증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는 창구로 활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타인의 삶에 대한 관음증이 심해지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도 분명합니다. 잔잔한 이야기보다는 자극적인 이야기에 더 화제성이 있다 보니 만드는 사람은 더 시청률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겠죠. 그리고 그런 프로그램은 우리 모두 혀를 끌끌 차면서 보게 됩니다. SNS 인플루언서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지금도 방송국에서는 만들기도 쉽기에 어마어마한 수의 관찰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방송 중입니다. 한 번 대충 세어봤습니다.
<나는 솔로>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직옥>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금쪽같은 내 새끼>
<나 혼자 산다>
<동상이몽 : 너는 내 운명>
<살림하는 남자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전지적 참견 시점>
<미운 오리 새끼>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장님 귀는 당나귀귀>
<남의 나라 살아요 선 넘은 패밀리>
<고딩엄빠>
더 찾아본다면 스무 개도 더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검색을 해보면 이 프로그램들 중에서 단 한 프로그램도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리지 않았던 적은 없었을 겁니다.
이렇게 범람하는 프로그램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재미있게(자극적으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런 이유로 그들 스스로가 자정작용을 하기는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결국 보는 사람이 잘 걸러서 봐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겠죠. TV는 바보상자라고 불리지만 그렇다고 마냥 부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물건은 아닙니다. 건설적인 방향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도움도 얻을 수 있겠죠.
그래서 아이들과도 가끔 TV를 볼 일이 있을 때면 꾸준히 소통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키워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런 점에서 관찰예능은 좀 더 유의할 점이 많인 분야라고 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