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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네 미디어 리터러시 이야기
아시안컵을 통해 배우는 미디어 리터러시
by
페르세우스
Jan 27. 2024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용어는 미디어에서 나오는 정보를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며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신조어죠.
그런데 요즘 아시안컵을 다루는 여론의 추이를 보면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아시안컵은 이제 조별예선을 나름대로 순조롭게 마치고 16강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재 16강 진출을 달성하기는 했으나 24개국 중에서 16개국이 진출하는 16강인 데다 워낙 전략 부재, 최다 실점 등 논란이 많은 모양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2, 3차전을 모두 안 보고 뒤늦게 휴대폰으로 문자 중계를 챙겨보며 결과만 확인했습니다. 사실 좀 바쁘기도 했죠.
그런데 차라리 안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건 경기의 결과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다름 아닌 인터넷 기사의 제목을 몇 개 접하면서였습니다.
감독의 전술 부족
특정 선수에 대한 비판을 넘은 비난
경고 관리 능력 부족
선수단의 고른 기용 부재
등등
제가 표현은 완곡하게 했지만 독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기사 제목들은 더욱 자
극
적입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제목은 완벽하게 모순되는 말인데 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알 수 없을 지경입니다.
우리는 인터넷 언론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해 정제되지 않은 글들은 너무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이야기라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벤투 감독은 재임 시절 내내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비난과 더불어 벤또(도시락)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16강을 이뤄내고 난 뒤에는 찬사 일색이었습니다.
지금 겉멋이 들었다며 가장 비난을 받는 조규성 선수는 아시다시피 카타르 월드컵 때 역사상 처음으로 헤딩 그리고 멀티골을 기록했던 영웅이었습니다.
이런 펜으로 가하는 공격은 비단 우리나라만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조별예선에서 2무 1패 0득점으로 탈락한 중국 대표팀
역시 십자포화에 가까운 비난을 피할 수 없었죠.
영국 프리미어리그나 프랑스 리그앙,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김민재 선수도 조금만 주춤해도 현지 언론과 커뮤니티에 의해 난도질당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시안컵이 아시아의 가장 큰 대회이자 국가적인 관심을 받는 이벤트라서 과도한 관심이 이뤄진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기력에 대한 부분도 당연히 비판받을 지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정제되지 않은 채 난사되는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인 폭격은 단순히 그들을 욕받이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글에 휘둘리며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우
리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우승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그 이유는 국위선양의 목적이 아닌 더 이상 선수들이 욕을 먹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90분을 넘어 이제 추가시간 10분도 심심찮게 보이는 축구경기에서 가장 힘든 사람은 보는 사람이 아닌 뛰는 사람입니다.
좀 더 성숙된 응원문화 건전한 비판문화가 형성되는 아시안컵이 되길 빕니다.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한 줄 요약 : "내가 다 애정이 있으니까 너 잘 되라고 하는 쓴소리야." 어디서 들어본 말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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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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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생 쌍둥이 아들 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브런치를 통해 자녀교육에 대한 내용을 글로 쓰고 있으며 이를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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