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쓴 <파이프포인츠>에는 공감능력과 이타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부분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타심을 발휘하고 키우는 일에는 사회공헌활동만큼 쉬운 분야가 없죠.
예전에 회사에서 하는 사회공헌활동 공모에도 지원하여 최우수상을 받게 된 인연으로 라오스와 베트남에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라오스에서는 오래된 학교의 개보수활동에 참여했고 베트남에서는 백내장으로 고생하는 현지 주민들의 개안수술 봉사활동을 했었습니다.
라오스 학교개보수 사회공헌활동
베트남 개안봉사 활동
예상보다 빡빡한 일정에 많이 힘들었지만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도와주면서 얻는 보람과 뿌듯함과 보람은 다른 경험으로는 느끼기 힘들었죠. 그런 이유로 그 이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기회가 닿는 대로 하겠노라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봉사활동을 아이들과 해보려고 하니 너무 어리면 기관에서 꺼려하는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할 만한 곳도 많지가 않았던 게죠. 결국 몸으로 하는 활동은 좀 더 미뤄두기로 한 채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비영리기관 세 군데(그린피스, 굿네이버스, 세이브더칠드런)에 매달 기부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최근 한 작가님께서 연탄봉사활동에 참여하신다는 글을 읽고서 다시 의지가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아이들을 데려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온라인상에서 멤버를 모집해서 번개처럼 연탄봉사를 하는 <사랑의연탄>이라는 모임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좀 더 쉽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곧바로 신청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오픈채팅방 링크를 받고 들어가려는데 방에 있는 인원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700명이 넘는 분들이 연탄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이미 들어와 계시다는 알고 말이죠. 놀라움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수시로 번개처럼 연탄 봉사 활동자 모집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데 이건 무슨 아이돌 콘서트장 티켓처럼 20~50명이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순식간에 차버리는 것이 아니겠어요. 모든 분들이 아무 날이나 시간이 나지는 않을 텐데 정말 대단한 열정과 관심이었습니다.
저는 아직 일정이 맞아떨어지는 날이 없어서 분위기만 살피고 있습니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보면 저도 참여할 수는 있을 듯합니다. 이렇게 착한 일을 줄을 서서 해야 한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인터넷 신청보다는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신청을 받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요즘 각박하다는 표현이 많아졌지만 아직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딱히 뭘 한 일도 없으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번 방학에는 꼭 연탄봉사가 아니더라도 아이들과 반드시 어디가 되었든 봉사활동을 경험해 보리라 다짐해 봅니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만드는 교육은 책상 앞에서의 공부뿐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을 길러주는 경험도 포함이 될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꼭 훌륭한 인간이 될 필요는 없다. 누군가에게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만 해도 이 세상은 더욱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