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곳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재래시장인 동시에 바가지 논란으로 온라인상에서 꽤 크게 구설수에 올랐다는 사실이죠.
영양군 전통시장 사건은 뜻하지 않게 예능에서 고발한 셈이 되었습니다. 인기 예능인 1박 2일에서는 전통과자를 사려는 멤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g 당 4500원으로 책정해 7만 원을 달라고 하는 모습까지 함께 담겨 바가지가 널리 알려졌죠. 보통 파는 금액과 비교해도 상당히 비싼 수준입니다.
인천 소래포구도 얼마 전 자신이 샀던 활꽃게가 포장되어 집으로 와서 확인을 해보니 죽은 꽃게로 바꿔치기당했다는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제보에 따르면 아홉 마리 중에 다리가 온전한 꽃게는 두 마리밖에 없었다더군요.
이 이야기가 알려지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시장 상인들의 고압적인 말투, 바가지요금까지 함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어 시장은 큰 몸살을 앓았죠.
가장 최근에 알려진 광장시장 전집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90만 유투버에 의해 15,000원짜리 전이 너무 적게 나온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서 거센 후폭풍이 일었습니다. 그 이후 열흘이 지나고 난 기사의 내용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취재를 한 기자가 직접 음식을 사 먹었다는데 순대(7,000원)와 떡볶이(3,000원) 값이 만 원이라고 밝혀서였죠. 기사를 읽고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해당 전집은 영업정지를 당하는 등 상인회에서 신속하게 조치를 했지만 금방 분노가 가라앉지는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음식의 양을 보니 요즘 많이 사용되는 '슈링크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합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shrin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말로, 기존 제품과 값은 동일하지만 크기와 중량을 줄여 사실상 값을 인상한 효과를 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 부분을 감안할지라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값과 양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오게 하기는 어렵지만 떠나게 하기는 쉽다는 말은 그만큼 장사가 어려운 사업임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이런 일들이 누적된다면 학습효과가 생긴 사람들은 더 이상 그 시장에 신뢰를 갖지 않겠죠. 저 같은 사람만 해도 저 시장에는 가지 말아야겠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게 되니까 말이죠.
모든 인간관계에서 신뢰라는 말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닙니다. 장사라는 행위에서도 당연히 더할 나위가 없이 강조됩니다.
일부 몰지각한 상인들은 이렇게도 생각했겠죠.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자'라는 말이죠. 그렇지만 반면에 '함께 마시는 우물에 침을 뱉지 말라'는 말이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결국 자신의 이익만 생각한 행동은 커다란 부메랑으로 다시 되돌아오니까요.
사람들이 "그 사람들 잘못이 아니라 먹으러 간 네가 바보야"라는 말에 설득되기 시작하면 더 이상 상황은 돌이킬 수 없지 않을까요?
뜬금없는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장사를 하려는 사람이라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인 <상도>에서 보여준 거상 임상옥의 모습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드라마라서가 아니라 눈앞의 이익만 좇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을 하는 송상(개성상인)처럼 하다가는 결국 그 최후는 뻔할 테니까요.
제가 자주 가고 즐겨 찾는 전통시장이 이런 일로 무너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 전통시장 상품권을 가지고 재래시장을 유유히 활보하며 장을 보러 다닌 적도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더 이상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생기지 않으며 자정작용을 거쳐 전통시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다시 믿음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저 역시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한 줄 요약 : 어렵게 쌓은 신뢰는 정말 한순간에 무너진다. 그 사실을 잊지만 않아도 인생에서 경험할 쓴맛은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