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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르세우스 Feb 07. 2024

죄수의 딜레마, 웃소 배신퀴즈쇼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는 아이들과 가끔 유튜브를 함께 봅니다. 제 계정으로 유튜브를 모든 가족들이 사용하기에 아이들이 함께 보고 싶다는 채널이 있으면 그렇게 하기도 하죠.


최근에 봤던 채널의 영상 중에 재미있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제목은 바로 '배신 퀴즈쇼'였습니다. 최대한 간략하게 룰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여섯 명의 참가자들이 퀴즈에 참여한다

2. 시작 전에 한 명의 참가자는 천 원~ 백만 원 사이의 금액이 적힌 상금종이를 두 장씩 받는다

3. 한 문제를 맞힐 때마다 상금종이를 받고

4. 문제를 틀리면 상금종이를 버린다



5. 한 라운드 당 한 명씩 다수결로 떨어뜨린다.

6. 마지막에 두 사람이 남을 때까지 한다.

7. 두 사람의 상금종이의 합산액이 최종상금이 된다.

8. 두 사람은 나눠 갖기, 혼자  갖기 둘 중 하나를 적을 수 있다.




9. 둘 다 나눠 갖기를 적었다면 절반씩 상금을 나눠서 갖고

    두 명 다  '혼자 갖기'면 상금은 없으며

    한 명만 '혼자 갖기'를 썼다면 상금을 독식한다



결국 이 게임에서 한 명은 나눠 갖기, 한 명은 혼자 갖기를 써서 혼자 갖기를 쓴 사람이 210만 원에 달하는 상금을 독식하고 끝이 났습니다. 마무리가 무언가 찝찝하기는 했습니다. 상대방을 신뢰하며 정직한 사람이 이득을 보는 구조로 만들어진 게임은 아니어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과도 이 유튜브를 보고 나서 이야기를 나눠봤죠. ㅇㅇ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라는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아이들은 무조건 나눠 갖기를 하겠다더군요. 서로 믿으면 얼굴을 붉힐 일이 없는 이런 문제로 서로 속고 속이는 심리게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꽤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저런 걸 왜 하나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철학책을 읽을 때 배웠던 '죄수의 딜레마'가 생각이 났습니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는 게임이론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개념입니다. 죄수의 딜레마는 협동을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됨에도 불구하고 배반을 선택하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을 말합니다. 


글로만 설명을 하면 어려워서 제가 간단하게 표를 만들어봤습니다. 

자신이 범죄를 저지른 두 명의 범인 중 한 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가장 이득이 되는지 고르면 됩니다.  





저도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면서 함께 생각을 해봤습니다. 

게임이론 상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면 가장 이득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이론적으로는 경쟁자의 선택에 따라 가장 최적의 방법을 계산해 낼 수 있다는 일명 '내쉬균형'이라는 용어도 나오기도 합니다. 


현실에서는 다르다는 생각도 듭니다. 선택을 한다면 감옥을 가느냐 마느냐에 대한 단 한 번의 기회일 테고 그 상황에서는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에 문제가 아니겠냐고 말이죠. 위에서 친구끼리 언급한 상금을 주는 게임의 형태라면 또 양상이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죄수가 되는 상황에서라면 양상이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범죄자'라는 단어 자체에서 주는 느낌은 서로에게 배신을 하는 편이 당연한 선택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제가 상대방을 믿는다면 함께 살기 위한 선택을 하겠지만 믿지 못한다면 배신을 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저는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하게 되더라고요.

과연 내가 저런 상황에 처했을 때 믿고 함께 같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인가 하고 말이죠.



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만큼 어수룩하게 사람들을 믿으면서 상처를 많이 받고 배신을 많이 당하는 험한 세상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믿지 못하면서 살아야 하는 사실만큼 불행한 삶도 없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만큼 삶도 그만한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한 줄 요약 : 누군가가 내 뒤통수를 친다면 슬픈 일이겠지만 그래도 한 번은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만큼 이 세상도 살 만한 가치가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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