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연말이다 보니 여러 행사가 많아지는 시기입니다. 송년모임을 하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도 많기에 즐겁고 반가운 자리이기는 하지만 뜻하지 않은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죠. 바로 적당히 마시면 아무 문제가 없는 술 때문인데요.
얼마 전에도 술로 인해 생긴 몇 가지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전해 들었습니다. 평소에는 조용하시던 분이 술에 신속하게 취하시더니 다른 사람들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통에 분위기를 망친 경우도 있었죠. 또 다른 분은 회식 자리에 함께 자리한 부서 선배와 작은 말싸움이 커져 몸싸움에 이르렀고 식당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두 해프닝 당사자 모두 다음 날 전날의 일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도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만취한 아저씨가 식당에 들어오더니 빈자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출입문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자리가 없다며 소리를 고래고래 지릅니다. 자리가 생겨서 앉은 뒤에는 셀프서비스인 물과 반찬이 없다며 짜증을 부렸죠. 음식을 먹으면서는 맛이 없다고 직원을 부르고 연신 "맛이 없어요, 맛이 없는데"라고 합니다. 마지막에 나갈 때는 계산은 동전으로 하는 등 말 그대로 종합진상세트였습니다. 지켜보는 내내 괴롭더군요.
주문을 넣어놓고 기다리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마 진즉 나갔을 텐데 말이죠. 그 이외에도 만취한 사람들로 인해 겪은 직간접적인 해프닝은 아마 모두들 열손가락으로 꼽아도 부족하리라 생각합니다.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의 설문조사는 자신의 주사를 스스로 평가한 조사이지만
오른쪽은 주변 사람의 주사에 대해 설문조사한 내용입니다.
사뭇 다르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주사를 아주 관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규모가 크고 인사이동의 범위도 넓다 보니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니 당연히 회식을 통해 다양한 취객들도 만날 수밖에 없습니다.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술을 마시면 숨겨져 있던 제2의 인격을 불러내며 부담스럽게 변신하는 분들이 제법 됩니다.
물론 술을 함께 마시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 분들은 맨 정신일 때 자기 자신을 정말 잘 감추고 있으니까요.
사회초년생인 어린 시절에는 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먹고 정말 힘들어했습니다. 저는 술 자체를 즐기는 편이 아닌 데다 술이 세지도 않아서였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웬만하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술자리는 피합니다. '술 먹고 dog가 되면 부모도 못 알아본다'는 말은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저도 경험으로 배웠으니까요.
이런 분들은 사람이 술을 마셨다는 표현보다는 사람이 술에게 먹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볼 수 있겠죠. 음주에 관대한 우리나라 문화는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죽하면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표현인 '주취폭력'이라는 말까지 있을까요. 게다가 그동안 솜방망이와 같았던 음주운전 처벌도 이런 문화와 맥을 함께 합니다.
물론 술로 인한 문제를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개인에게도 책임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의외로 자제력이 부족하고 약한 존재입니다. 어찌 보면 술에 관대한 문화를 만든 사회나 사법체계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게 술은 무죄입니다.
술은 먹어달라고 인간에게 사정한 적이 없으니까요.
먹고 사고를 치라고 부추기지도 않았으니까요.
아직 올해는 스무날이나 남았고 남은 기간 동안 좋은 자리에서는 좋은 기억들만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음주로 인한 생긴 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더욱 적당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음주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