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카멜레온이 몸색깔을 변화시키듯 시시때때로 바뀝니다. 언제는 건강하기만 하면 좋겠다가도 어떨 때는 이제는 수학문제집을 풀고 영단어도 외우며 공부도 좀 해야 되지 않겠냐는 고민을 합니다. 친구들과는 좀 더 적극적으로 잘 지내고 운동이나 악기에도 관심이 많아 잘 해내면 좋겠죠.
그런 변덕스러운 부모의 희망사항들 중에서 꽤 오랜 시간 유지되는 한 가지가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잘 좀 먹었으면 한다는 점이죠. 물론 예전보다 영양에 대한 공급이 잘 되어 과체중 학생들이 늘어나기는 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전체적인 비율에서 따져보면 꽤 많은 부모가 입 짧은 아이들을 키우며 애가 타는 경우가 많죠.
그런 이유에서인지 저는 아이들에게 가장 아낌없이 비용을 쓰는 분야도 먹는 음식 쪽입니다. 아이들이 쓰는 물건들 중에서는 명품은커녕 이름난 브랜드 옷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지만 먹는 음식은 아이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는 편이죠. 먹고 싶은 음식이 없을 때가 문제이지만 웬만하면 식사메뉴에 대한 의견을 준다면 적극적으로 반영해 줍니다.
그런 아이들이 요즘 희한한 간식에 꽂혀서 애정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바로 초코 크로플입니다. 이 맛과 처음 대면한 때는 삼 개월 전 광화문 근처에 놀러 갔을 때였죠. 우연히 발견한 크로플 가게에서 초코크로플 하나를 샀습니다.
원래 아이들은 큰 관심이 없었고 저만 먹기 위해서였죠. 제가 한 입을 먹어보니 너무 맛있더군요. 아이들에게 조르다시피 권했고 어렵게 한 입씩 먹였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들이 둘이서 주거니 받거니 나눠먹더니 금세 다 먹어버렸죠. 결국 더 먹고 싶다는 의지에 오던 길을 되돌아가서 다시 사 오기까지 했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크로플에 대한 기억을 희미해질 때쯤 얼마 전 지하철로 두 정거장 있는 거리에 있는 크로플 가게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생각이 나서 두 개를 사서 집으로 가져갔더니 난리가 났습니다. 너무 맛있다면서 다음에 또 사다 달라며 열광합니다.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은 모양입니다.
번거롭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이 정도로 좋아하는 음식이 흔치 않았기에 결국 저는 다시 그 가게로 향했죠. 빗속을 헤치고 버스를 타고 어렵게 다녀왔습니다.
값이 그리 싼 편은 아니었지만 큰맘 먹고 몇 개를 집어듭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메뉴를 기웃거려 봤지만 아이들은 오직 초코크로플만 먹겠다고 하는군요. 마음 같아서는 주는 대로 먹으라고 말하면 편하겠지만 막상 키나 몸무게에 대해 신경을 쓰고 있는 한창 성장기에는 아무래도 그렇게 매몰차게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예쁘게 포장해 와서 하교해서 돌아온 아이들에게 '짜잔'하고 내놓으니 기쁨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예전에는 책이나 영상에서 부모가 하는 '네가 잘 먹는 모습을 보면 하나도 먹지 않아도 나는 배고프지 않다'라는 말이 거짓말인 줄 알았습니다.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니까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게눈 감추듯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힘들게 사가지고 온 보람이 있습니다.
이제 둥이들의 최애간식이 된 크로플을 앞으로 어떻게 공급을 해줄지에 대하서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현재로서는 세 가지 방법이 있는데 어느 쪽이 나을지 고민입니다.
1. 매번 가게에 가서 사가지고 온다.
2. 만들어진 크로플을 에어프라이어에 데워 먹는다.
3. 크로플 기계를 사서 생지로 만들어 먹는다.
하지만 불현듯 아이들이 초밥을 좋아하던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직접 밥에 간을 해서 회를 얹어 초밥을 집에서 만들어줬음에도 먹지 않더군요. 맛과 식감이 다르다나요?
집에서 해 먹는 방법은 아무래도 불안합니다. 아이들이 원한다면 당분간은 '배달하는 아빠' 노릇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귀찮고 번거롭기는 하지만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만 한다면야 이 정도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죠.
한 줄 요약 : 아이가 잘 먹고 배불러하는 모습을 보고 내 배도 부르다면 진정한 부모가 되고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