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싫어하는 물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만약에 이 세상에서 무언가 단 한 가지를 없앨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몇 가지를 고민 끝에 떠올리겠지만 아마 그 안에 담배는 무조건 들어있을 겁니다.
제가 담배를 정말 싫어하기 때문이죠. 담배를 싫어하는 이유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제 체질적인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냄새를 맡으면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고등학교 때는 아버지께서 피우시던 담배를 허락 없이 잘라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만행(?)까지도 저지른 적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께 혼이 나지도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어렵다던 금연을 해내셨으니 저는 정말 큰일을 한 셈이었죠.
거기에다가 수 회에 걸쳐 플로깅을 하는 동안 압도적으로 가장 많이 주웠던 쓰레기가 꽁초였다는 사실도 이에 대한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한데 한몫을 했습니다. 하루에 소비되는 담배꽁초 개수가 1200만 개비라고 하니 바닥에 버려지는 양도 충분히 짐작할만하죠.
마지막으로 제가 고등학교 시절 흡연을 하던 불량학생들의 모습이 박제처럼 제 뇌리에 강하게 박제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여러 명이 모여서 침을 뱉으며 담배를 피우면서 짓는 그 특유의 표정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최근에 인근 중학교 교무부장님을 모시고 학부모 대상 전환기교육을 시행했습니다. 학부모회 공모사업으로 진행하는 마지막 학부모연수였죠. 중학교 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였고 5, 6학년 학부모가 대상이었기에 소수였지만 집중도가 높은 교육이었습니다.
저도 곧 중학생의 학부모가 될 예정이기에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질문이 너무 많았다는 점인데요. 머리를 써서 질문지에 궁금한 내용을 다섯 가지 정도 적어서 미리 전달을 해드렸습니다.
질문 중 하나가 흡연에 대한 내용이었죠.
학생들의 흡연에 대한 학생생활지도에 대한 문의였는데 오히려 덤덤하게 하시더군요. 어떤 식으로 조치를 하는지부터 요새 아이들은 연초가 아닌 전자담배를 사서 핀다면서 웃으면서 말씀하십니다.
그렇지만 이어서 나온 '어울리는 친구들 중에 한 명이 핀다면 그 그룹에 속한 아이들은 결국 100% 핀다고 생각하시면 된다'는 진지한 이야기에는 결코 웃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또래문화에 예민한 아이들이라면 더 그럴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청소년 흡연율은 낮아지고 있는 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이런 통계는 본인의 정보가 공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거짓말을 하는 아이들이 반영되지 않아 수치가 낮게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에 이 통계보다는 흡연을 하는 청소년의 비율이 더 높다고 봐야 합니다.
담배가 왜 몸에 좋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수많은 연구가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밝혀진 또 하나의 연구결과는 다시 한 번 유해성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에 힘을 보태줄 뿐더러 이 해로운 물건에 대한 우려를 더 심각하게 와닿게 만듭니다.
이 말은 흡연이 치매와 같은 뇌질환은 물론이거니와 공부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흡연을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이유는 다양합니다. 확실히 또래들에 의해 경험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아직 앞날이 창창한 아이들이 담배와 같은 유해한 물질에 노출되어 학업과 건강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이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이토록 유해성이 큰 담배를 팔아서 세금을 걷은 뒤 알차게 여기저기 잘 쓰고 있는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하건만 아시다시피 이 또한 기대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되려 담배회사들은 더 피우게 하려 혈안이 되어 있으며 정부도 그에 동조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또 우리는 각자도생이라는 말처럼 흡연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와 내 가족을 개인의 노력으로만 지켜내야 합니다. 그나마 다 쓰지도 못하고 있는 소중한 뇌가 더 쪼그라들지 않기 위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