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는 여러모로 의미 있는 날이었습니다. 행복이(집에서 1호로 부르는 아이)가 활동하고 있는 학교 오케스트라가 학교 강당에서 정기공연을 하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3년 동안 코로나 19 펜데믹으로 인해서 폐점휴업 중이었던 학교 오케스트라는 2020~2022년 동안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다시 부활해서 단원을 모집하고 활동을 시작했죠.
사실 행복이가 플루트를 배우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악기라는 활동 자체가 실패와 고난의 과정이 축적되어야 실력을 얻을 수 있는 분야여서입니다. 아내가 플루트를 배운 적이 있어서 행복이에게 배워보겠냐는 권유를 하고 2학년 때부터 시작했는데 모두 그렇듯 몇 번의 위기가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코로나였죠. 다른 활동보다도 플루트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해야 하는 활동이라서 더욱 그랬습니다. 수업을 듣기가 쉽지 않았죠. 그와 더불어 악기를 배우다 보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슬럼프도 이겨내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악기를 배우게 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협상이나 양보를 할 생각이 없었기에 아이를 꾸준하게 다독이고 설득했습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조차도 악기를 계속 배워왔다는 점을 살아오면서 가장 잘한 일로 꼽기도 했었으니까요.
그런 위기를 잘 극복한 뒤 꾸준히 연습을 하다가 초등학생 마지막 학년인 올해 다시 활동을 시작한 오케스트라 단원에 선발되었습니다.
재개된 오케스트라 활동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관악기를 다루는 단원이 일단 많이 부족했죠. 관악기 파트는 클라리넷 없이 플루트 밖에 없는 데다 6학년도 제 아이 한 명 밖에 없을 정도였으니까요.
이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아이는 뜻밖에도 막중한 부담감을 느낌과 동시에 책임감을 같이 배우게 되더군요. 심지어 다른 활동은 빠지더라도 오케스트라 연습은 빠지지 않겠다며 여행 일정까지 조정해 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연습을 귀찮아하고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힘든 과정을 조금씩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합을 부지런히 맞춘 끝에 9월에는 결국 등굣길 연주회를 성황리에 마치게 되었죠. 아이들이 거기에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합니다.
이어서 치러진 학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방과후발표회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대망의 정기연주회까지 오게 되었죠. 예전에는 이런 행사를 치를 때 학부모의 손을 빌려서 했다는데 요즘에는 오케스트라가 학교방과 후 활동에 포함되어 있어서 업체의 지원을 통해서 행사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공연 때 입을 옷은 비용을 따로 지불하고 대여를 했는데 왜 부모들이 아이에게 교복을 입히고 싶어 하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제 아이가 아니더라도 다들 제대로 된 정복을 입혀놓으니 훨씬 의젓해 보입니다.
앙코르곡까지 포함해서 총 12곡을 하는데 준비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에서 연습하는 모습만 떠올리더라도 그 노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죠. 집에서 연주를 할 때도 좋았지만 넓은 곳에서 다른 악기들과 함께 어우러져서 연주를 하니 훨씬 더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귀를 즐겁게 해 주더군요.
50분 가까이 이어진 공연은 많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공연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들을 보며 대견해하는 부모님의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 가족들이 다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가게 되었는데 계속 칭찬을 해줬습니다. 아이 스스로도 이번 기회에 많이 성장했다는 사실을 많이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악기를 가르치는 과정은 순탄치 않은 길이었지만 아이가 정서적으로 좀 더 충만해지고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서 많이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악기 가르치는 일을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 싶었습니다.
한 줄 요약 : 악기 연주를 할 수 있는 능력은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빛이 날 수 있는 귀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