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 보니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2~3년 전부터 집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거나 트리장식을 꾸지지 않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이 언젠가부터 크리스마스에 대한 동심이 옅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였죠.
그 사실은 1호가 어제 대뜸 우리는 왜 크리스마스트리를 왜 꾸미지 않냐는 질문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어른이나 된 사람이 "너네가 하자는 말을 안 하길래 괜찮은 줄 알았지"라고 말하기에는 군색해서 말을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1호가 오랜만에 레고로 트리장식을 만들었습니다. 트리를 꾸미지 않았다는 사실에 내심 아쉬웠던 모양입니다.
초록색의 나무에 흰색과 빨간색들의 장식 그리고 그 주위를 둘러싼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습니다. 이런 크리스마스를 다들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 트리장식을 보니 성탄절은 종교와 관계없이 연말에 치르는 큰 행사이기도 하기에 왠지 평범하게 보내고 지나가기에는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특선영화를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봤습니다. 바로 <클라우스>라는 영화였는데요. 두 아이 학원과 학교에서 모두 중간까지만 보고 왔다고 하길래 솔직히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영화가 전해주는 메시지야 뻔하다고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보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애니메이션이었음에도 감동과 교훈도 충분했으며 보는 내내 크리스마스, 가족 그리고 사랑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항상 크리스마스에는 <나홀로집에 1, 2>를 보셨던 분들이 계시다면 이번에는 한 번 새로운 도전을 해보셔도 충분히 흡족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크리스마스가 지나가면 그야말로 2023년을 보내는 카운트다운을 해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딱히 실감이 나지가 않습니다. 기성세대가 되어 하루하루가 쳇바퀴 돌아가듯 되어버린 삶을 살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처럼 다양한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도 그런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다가오는 새해를 마음을 다잡으면서 준비할 필요도 있죠. 모든 분들이 남은 시간 동안 올해를 잘 마무리하시고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계획도 잘 세우시는 한 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