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는 날입니다. 바로 둥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었던 날이기 때문입니다. 2018년에 학교를 입학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실감이 나지가 않습니다. 세월이 어찌 이렇게 빠른 건가요?
사실 어제 아이들이 학교에서 졸업앨범을 받아올 때도 그런 기분이 들기는 했습니다. 앨범에 있는 사진을 차근차근 함께 보다 보니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바로 아이들의 친구들이었죠.
사실 저는 아이들이 1학년 때부터 학부모위원 활동부터 다양하게 활동을 많이 했던지라 아이들의 얼굴을 꽤 많이 알고 있습니다. 250명 정도 되는 아이들 중에 못해도 100명은 아는 셈이니 아마 학생들이 제일 많이 알고 있는 아빠도 저일 테고 아이들을 가장 많이 아는 아빠도 저라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졸업앨범을 보니 오랜만에 보는 아이들은 정말 얼굴들이 훌쩍 자라 있었습니다. 앳되어 보였던 얼굴들이 사라진 아이들도 꽤 많았죠. 둥이들도 지인들이 오랜만에 보면 많이 자랐다고 하는데 매일 보고 있었던 부모만 몰랐던 게죠.
졸업식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이들은 먼저 9시 반에 등교를 했습니다. 학부모는 10시까지 학교로 오면 된다고 하더군요.
졸업식은 각각의 반에 모여서 방송으로 진행했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안전상의 우려로 한 학생당 한 명의 부모만 입실을 허용한다고 하니 그럴 수 있다는 싶으면서도 섭섭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으셨습니다. 교실 앞 복도에도 많이 와계시더라고요.
다행히 저희는 졸업생 둘에 보호자가 둘이라 행복이의 반으로 가고 아이 엄마는 건강이의 반으로 가서 졸업식을 함께 했습니다. 이런저런 식순을 거쳐서 졸업식은 별 탈 없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몇몇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고 저나 아내 역시 몇몇 부모님들과 말로 또는 목례로 인사를 나누면서 석별의 정을 나눕니다.
행사를 마치고 나니 6년의 시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마무리해 준 아이들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아마 다른 부모님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겠죠. 특히 초등학교 입학 때 찍은 생활기록부 사진과 졸업사진을 비교해 주시는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 시간들이 항상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속상한 일도 걱정스러운 일들도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으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도 많이 들었습니다. 부모만 노력한다고 아이를 잘 키워낼 수는 없으니까요.
11시에 모든 행사를 마치고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은 뒤에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초등학교 생활을 완벽히 끝내고 돌아온 아이들에게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니 "그렇게 특별한 감흥은 없다"다고 말합니다.
어찌 보면 이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의 80% 이상이 바로 옆에 있는 같은 중학교로 진학을 해서인지 크게 아쉽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찌 보면 부모님들이 더 울컥하시는 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제 다시는 이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교실에 앉을 일이 없다고 말해주니 내심 아쉬운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농담 삼아 나중에 아빠가 되어 이 학교로 아이를 보내면 교실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해줬다니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확실히 무리수가 있는 개그였습니다.
고생이 많았던 아내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함께 하지 않았다면 쌍둥이를 6년 동안 잘 키워내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아쉽긴 하지만 이제 제 인생에서 초등학교 학부모로서의 시절은 끝났습니다. (아직 셋째도 늦지 않았다는 말씀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그동안 소중하고 긴밀했던 우리의 소통이 차단될 수 있으니까요.) 힘들었지만 영광스럽고 감사한 시절이었습니다.
이제 아쉬움과 추억은 묻고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아이들과 부대끼며 중학교를 준비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기대보다는 걱정이 많지만 오늘만큼은 졸업식을 여운을 즐겨야겠어요. 아이들도 칭찬함과 동시에 어른들의 노고도 서로 칭찬해 주면서 말이죠.
한 줄 요약 : 너희들의 찬란한 날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단다. 그동안 애썼어. 그리고 졸업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