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페르세우스 Jan 04. 2024

낮은 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한 가지 요인


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저출생에 대한 뉴스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고 그 안에는 빠지지 않는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사상 최초로'인데요. 이번에 본 뉴스도 그랬습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 대가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미 서울에서도 제가 사는 곳인 광진구에 있는 화양초등학교를 비롯해 폐교가 되는 학교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방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낮아지는 출생률에 대한 대책에 아무리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죠.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저는 오늘 좀 소소한 부분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며칠 전에 아이들이 졸업을 하고 가족이 함께 2박 3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침저녁을 주는 숙소에서 묵었는데 음식도 맛있고 반찬도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이 네 끼의 식사를 하는 동안 매번 밥과 반찬을 떠 오면서 학교 급식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먹고 싶어도 넉넉하게 먹지 못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무슨 이야기인가 했더니 맛있는 음식이 나올 때면 양이 넉넉하지도 않고 규칙을 지켜 적정량을 뜨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아이들이 밥 담는 곳에 반찬이든 과일이든 어마어마하게 담는 바람에 더 못 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이죠. 선생님들이 지도를 하셨겠지만 다 큰 아이들이라 제지하기는 쉽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점심시간에 과도하게 음식에 욕심을 내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어보면 놀라울 정도입니다. 평소 아이들이 어떻게 자라왔는지를 짐작케 하죠. 아이들은 일 년 동안 한이 맺혔는지 넉넉하게 음식들을 퍼와서 많이 먹더군요.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화도 났습니다.





일부 아이들의 배려하지 않는 행동도 못마땅했지만 그보다 먼저 모든 아이들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게 급식을 준비할 수는 없었느냐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인기 있는 메뉴는 이미 학교 급식담당 선생님도 알고 계셨을 테니까요. 먹는 것을 가지고 치사하다는 말이 나오면 안 되는데 그리 되고 있는 듯합니다.


제가 근무하는 강남권에서는 점심 한 끼 값이 1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구내식당 또한 5천 원이 넘죠. 그런데 아이들이 절반도 안 되는 비용으로 한 끼를 해결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2023년에는 급식 단가가 인상되었겠지만 넉넉하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보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매번 배고프다는 소리를 하는 이유가 단순히 입이 짧거나 편식이 심해서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대목입니다.


문제는 올해 2024년에는 급식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올해 배부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들어 급식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더 잘 먹여도 모자라는 아이들인데 과연 이 방법 밖에 없는지 궁금해집니다. 다만 각급 교육청에서 추가로 예산을 배분하여 급식비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뉴스들도 있어서 다행입니다. 





잘 자고 잘 놀고 잘 먹는 일은 자라나는 어린아이와 청소년에게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참 기본적인 부분인데 그런 부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많이 낳으라고만 하고 있으니 더 낳으려고 하지 않을 수밖에요. 적어도 이런 문제를 간과한다면 더 낳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줄어들겠죠. 


어쨌거나 학교에서 잘 먹고 오지 못한다면 집에서 잘 챙겨서 먹이는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주거비, 입시제도, 사교육, 육아휴직, 아동학대,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 저출생에는 수많은 이유들이 존재합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먹는 문제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해 봤습니다. 결국 저출생은 한 가지 문제가 아닌 여러 문제요소를 해결해야 잡을 수 있는 국가적인 문제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언급한 주제가 무의미한 정치적인 논쟁으로는 흘러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제가 언급한 부분 중에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확인하고 바로잡을 수 있도록 짚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 줄 요약 : 기왕 먹이는 거 아이들 모두가 잘 먹을 수 있게 해 주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사이동의 딜레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