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지금은 이 상품을 가입할 수 없으니 간단한 설명을 하면 생명보험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7년 동안 불입을 하면 100%를 돌려받고 10년까지 예치를 하면 130%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고 말하더군요. 물론 세부적인 사항은 보험회사마다 다르겠지만 대략 이런 내용입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늘 드는 생각은 말로 들을 때는 대부분 알아듣겠다가도 집에 가서 아내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제가 보험의 복잡한 세계에 대해서 한 번에 모두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면 '그 업계에서 일을 했겠지..' 하면서 위안을 삼아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새로운 상품을 들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해본 뒤 나름대로의 새로운 방향으로 계획을 세워 진행하기로 해서입니다.
이제는 업계에서 100세를 넘어 120세까지 살 수 있다고 판단하고 그에 맞춰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니 제가 가진 지식이 이 급격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현재 60세가 정년입니다.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60세 정년은 연장되어 못해도 65세까지로 늘어날 가능성은 높죠.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들어서입니다. 물론 5년 더 일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단순하게 계산을 해보면 저는 아무리 적게 잡아도 퇴직을 한 뒤에 최소한 30~40년 이상은 더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점은 물론 반갑고 고마운 일입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할 시간도 많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고 경제활동 능력이나 여가활동 계획 없이 30년을 보낸다고 한다면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유지해 나가는 삶이라면 120세 시대라는 말이 크게 가치를 가질 수 없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점에서 국가가 정책적인 역할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출생률을 높이는 노력과 더불어 노년층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도 있죠.
다만 개인 스스로도 60세 이후의 두 번째 삶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평소에도 미리 준비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말이죠. 건강, 재테크, 취미활동, 친구와 같이 제가 늘 누누이 강조하는 네 가지에 대해 다시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