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제 서울에서는 여기에 발을 맞춘 '기후동행카드'라는 이름의 새로운 제도가 생겨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이 카드에 대한 신청방법에 대해서 단톡방에서도 알려주는 분들이 꽤 계셔서 그제야 알게 되었는데요.
기후동행카드란 일정한 금액을 선납한 카드를 사용하면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는데 생각보다 인가가 많아서 이미 20,30대에서 30만 장이 넘게 판매되었다고 합니다. 요금제는 지하철과 버스만 이용하는 방법과 따릉이를 추가하는 방법 이렇게 두 가지입니다. 슬쩍 봤을 때는 6만 2천 원으로 서울 권역 내 모든 대중교통 이용이 무제한이니 딱히 쓰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경제적으로 이득으로 보일뿐더러 대중교통 이용량을 늘려서 고유가시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등 여러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제도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이 제도에도 분명한 약점들은 있습니다.
첫 번째로 현재까지는 서울에서 운영하는 대중교통에만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경기도 버스까지 환승할인 적용이 되는 현재의 대중교통 시스템과는 괴리감이 있죠. 1, 3, 5 ,7호선처럼 일부 노선은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 권으로 가는 노선들은 이 제도의 적용이 불가능합니다. 서울 외곽과 서울 사이를 출퇴근하는 경우에는 되려 불편해질 수도 있는 셈이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마다 이용가능여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는 점은 꽤 큰 약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최초 충전금액에 비해서 월평균 사용량이 적은 사람은 오히려 더 손해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해당되는 내용이었는데요. 며칠 전인 1월 31일, 마지막 날 아침 퇴근길에 한 달 동안 제가 사용한 교통카드 사용량을 확인해 봤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루도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사용했음에도 6만 원이 넘지 않았습니다.
집 근처에서 지하철 역으로 갈 때는 대부분 경기도 버스를 이용하는 편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62,000원을 내야 하는 기후동행카드의 사용은 현재로서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닌 셈이죠.
예를 들어서 한 달 평일 22일 동안 근무를 쉼 없이 일하고 출퇴근 왕복 요금이 기본요금인 1,400원 정도가 들어가는 거리를 출퇴근한다고 감안해 보겠습니다.
1,400 X 2(왕복) = 2,800원
2,800 X 22 = 61,600원입니다.
거기에 실물카드 구매를 해야 한다면 비용 3,000원까지 추가되어 한 달에 64,600원어치를 투자하는 셈입니다. 이 정도만 쓴다면 62,000원인 월정액 비용과 비교했을 때 유의미한 이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같은 사람보다는 서울 내에서 대중교통 이용량이 많은 20, 30대가 구매비율이 높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직 버스에 급하게 출력한 안내문들이 붙어있는 모습을 보니 초창기라서 담당자나 실무자들이 많이 힘들겠다 싶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경기도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된다는 가정을 한다면 이 제도는 예전에 시행되어 좋은 반응을 얻었던 지하철 - 버스 환승제도처럼 훌륭한 제도로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제도에 대한 아쉬운 점이 보완되고 더 널리 자리 잡아서 기후위기를 조금이나마 늦추는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