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설 연휴가 벌써 끝나가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빨리 좀 지나갔으면 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연휴가 지나가면 봄도 한 층 더 곁으로 다가올 테니 여러모로 바빠지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흘의 연휴가 끝나지만 이번 주에는 나름대로 좋은 소식이 있기도 합니다. 바로 1월에 마무리했던 연말정산 환급금 지급일이 있어서인데요.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급여지급일 이전에 대부분 지급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는 이번 주로 예정되어 있죠.
연말정산은 1년에 딱 한 번만 하는 연례행사이다 보니 늘 할 때마다 헷갈려서 미숙함이 들통나고는 하는데요. 정산이 끝나고 나면 한 해의 소비와 공제를 더 받지 못함에 대해 아쉬움이 큽니다. 이번에는 뭔가 바꿔보리라 다짐하면서도 막상 눈을 감았다 뜨면 다음 연말정산 시기가 코 앞에 와있으니 언제나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번 정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두 가지였는데요.
첫 번째는 도서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2022년에는 책값으로 60만 원을 썼는데 2023년에는 150만 원이나 썼더라고요. 공연이나 미술관, 박물관 비용을 감안해도 전년에 비해 두 배는 쓴 셈이니 많이 쓰기는 했습니다. 두 배만큼 저도 성장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지는 못한 듯하고요.
두 번째로 살펴본 내역이 바로 기부금이었습니다.
공제를 받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지만 기부금은 어떤 종류가 있고 얼마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총액 146만 원 중 15% 적용을 받아 22만 원이 공제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처음 접했던 재미있는 항목도 있었습니다. 바로 자원봉사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요. 읽어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정말로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긴 내용을 읽으면서 누가 이런 복잡한 항목들을 이해하고 신청하겠냐는 생각이 되려 들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세제혜택은 국민들의 기부를 장려한다고 보기에 어렵습니다. 되려 많이 베푸는 사람이 손해를 보게 만드는 구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영국 자선지원재단 CAF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세계 기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19개국 중 88위였다고 합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현재 제도는 사람들에게 더 베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입니다.
다른 선진국과의 상황과 비교를 해봐도 15%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세제혜택은 정말 미미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물론 비영리단체에 대한 불신도 기부를 꺼리는데 한몫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비리에 대한 처벌도 강화하고 회계감사를 더 엄격하게 한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에 여러 개선사항이 반영된 기부금품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했지만 아직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수준은 아니어서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남을 돕는 일은 힘들고 번거로우며 내 경제력과 시간도 들어가죠. 저 역시 매월 기부금이 출금되었다는 메시지를 볼 때마다 이제는 그만할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내가 베푼 만큼 아이들에게 나중에 돌아간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이 그런 유혹을 이겨내게 만듭니다. 온전히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도움은 아니지만 이런 의지로 계속 돕는다면 나중에는 정말 순수하게 남을 돕는 일이 습관이 되는 날도 오겠죠.
앞으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개선을 통해서 제가 짚었던 부분들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면 좋겠다는 바람이 많이 듭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뿐만 아니라 그것만으로도 즐겁고 보람된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