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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우너 Feb 15. 2022

미국 특수부대 출신의 커피 사업

군 전문가들의 성공적인 마케팅 전략

2월 10일 Black Rifle Coffee Company(BRCC)라는 커피 회사가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개장 전 예상치를 넘어선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로 인플레이션의 장기화에 대한 강한 우려, 금리 인상 언급으로 3대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무려 30% 이상 상승하며 데뷔 첫날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시총 약 $660M (대략 8천억 원).

영화 <Bad Boys> 포스터 같은 상장 공식 발표와 상장 당일 Ringing The Opening Bell  Ceremony


마치 전투 게임 타이틀 같은 사명과 미 육군 스페셜 포스인 일명 그린베레였던 대표를 비롯한 군 출신의 공동 창업자들과 주주들 등 회사에 얽힌 스토리가 흥미롭다. 비유하자면 <강철부대> 주역들이 커피 회사를 창업했다고 보면 될 듯.

치맥 즐기는 순한 동네 형 같은데 천조국 육군 특전사 요원인 그린베레 이력의 창업자 Evan Hafer


미국의 일반인들에게도 다소 미지의 영역인 군대라는 배경을 활용해 커피 회사를 넘어 어느 소비재 기업에서도 보지 못한 밀리터리 관련 컨텐츠를 제공하며 소셜미디어에서 유명 인플루언서/셀럽 급의 엄청난 engagement를 보여주고 있다.

밀리터리 덕후들이라면 눈을 떼지 못할 사진과 영상들이 전쟁 박물관급 (진짜 커피회사 맞아?)


미국 시민들에게는 군인에 대한 honor가 유달리 크다.

월마트의 성장을 위해 월튼 창업주를 지근거리에서 도우며 함께 막대한 부를 이룬 집안의 결혼식에 초대를 받은 적이 있었다. 대저택을 꽉 채울 정도로 많은 하객들이 참석했는데 정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군인들이 단연 눈에 띄었다. 식이 진행되며 혼주는 하객들에게 주목을 요청하며 국가와 미국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군인 하객들을 위해 특별히 감사의 인사와 함께 토스를 올렸고 하객들은 박수와 휘슬과 환호로 그들을 뜨겁게 환대했다. 결혼식에서 주인공들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들을 바라보며 외국인인 나에게 조차 순간 가슴 뭉클한 자긍심과 애국심이 피어오를 정도였다. 미국에서 이런 관례는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러 가거나 여러 공식 행사에 가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미국 3대 프로 스포츠 MLB NBA NFL 경기장에서 현역/전역 군인들에게 영예를 표하는 다양한 이벤트들


CEO인 Evan은 전역 후 2014년 실리콘밸리의 많은 창업자들이 그랬듯 그의 차고에서 '미국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커피와 문화를 제공한다'는 미션을 안고 사업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구독 형태의 온라인 D2C 모델에 주력하고 있으며 본사가 위치한 유타주에 몇 개의 직영 스토어를 비롯해 낚시 매니아 답게 최대의 낚시용품점인 Bass Pro Shops과 총기 전문점, 주유소 등을 소매 유통 파트너로 두고 있다.

직영점의 모습. 총기가 진열되어 있는 곳도 있다.


BRCC는 ‘군대’라는 아이덴티티에 걸맞게 개인의 총기 소유를 적극 옹호하고 있으며 보수적 가치 수호를 내세우고 있다. 2017년 잠재적 경쟁사인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시리아 난민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에 10,000명의 난민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하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7개 국가의 난민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 명령 발동에 엿을 맥였는데 BRCC는 이를 기회 삼아 10,000명의 전역 군인들인 베테랑 채용 플랜을 발표하며 주요 언론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왔으며 아들 트럼프 주니어의 endorse를 받고 있다. 미국의 국가적 가치와 군대를 기업의 정체성으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스타벅스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선 의문이지만 미국 내에서 만큼은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들과 수백만에 이르는 군인과 군가족들, 밀덕들의 비호와 애호 아래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 본다.

리버럴 진보에 가까운 스타벅스와 보수적인 가치를 내세우는 블랙라이플


100만 명의 일반 소비자보다 1만 명의 열성 소비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들은 브랜드의 구성원이 되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교류하며 성장에 참여하고 자발적 경험을 일으키고 공유한다. 시장이 정하는 가격을 넘어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는 브랜드는 대체 불가한 가치와 팬덤을 업고 존속할 수 있다. 이 점에서 BRCC의 마케팅 전략이 시사하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열풍이 불고 있는 NFT에서도 마찬가지의 트렌드를 목격할 수 있다.


기업에 있어 팬덤의 역할과 여론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최근 몇 주 동안 진행된 상장 기업들 2021 Q4 어닝 발표에서도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메타)은 근래 내부 고발과 여러 스캔들 등으로 안티와 젊은 유저들의 비활성이 크게 늘고 있고 포스트 코로나에서 과연 메타버스가 수익을 창출해줄지에 대한 의문 등 부정적 여론이 팽배한 상태에서 EPS가 기대에 약간 못 미치는 -4%의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발표 후 현재까지 약 300조 원 가까이 증발해버렸으며 시총은 $1T를 찍은 고점 대비 60% 수준으로 폭락했다. 단순히 여론 악화와 주가의 인과관계를 규정할 순 없지만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최대 소비층인 Millenial과 Gen Z에게 사랑받는 기업과 외면당하는 기업의 주가는 financial statements를 넘어 극명한 명암을 맞이하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의 비호감도는 실리콘밸리 원탑이 아닐까 싶음)

페이스북 어디까지 떨어지니


Demographics이 수평적 수직적으로 다분화되어 있는 미국엔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young gun으로 등장하며 성장하는 신생 브랜드들 소개글을 하나씩 써볼까 한다. 


커피는 주문해서 조만간 시음평을 남겨보겠음.


*사진 출처: Black Rifle Coffee Company 소셜 미디어 및 구글 이미지

https://www.blackriflecof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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