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구성된 연합 왕국(UK-United Kingdom)이다.
스코틀랜드 왕국은 1706년까지는 독립 왕국이었으나, 1707년 연합 법을 통해 영국에 합병되었다. 하지만 서로의 자치권을 보장하여 교육제도를 비롯한 행정적인 면에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분리되어 있으며 국교 또한 잉글랜드는 성공회, 스코틀랜드는 장로회로 다르다.
미국에 잠시 머무는 동안, 이웃 영국인에게 이러한 국가 형태를 들었을 때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단일 민족이지만, 남과 북으로 갈리어 왕래조차 허락되지 않는 우리의 상황과 비교해 보면 신기한 구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의 UK가 있기까지는 수많은 전쟁과 내란, 대립과 연합 등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한 노력은 수 세기에 걸쳐 이루어져 왔다. 사실상 지금도 그 움직임은 끝나지 않았고 국가를 대표하는 경기에 참여할 때도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각국의 국기를 내걸고 따로 참여한다.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Edinburgh)는 영국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영국보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건축양식도 다르고 비가 많이 내려서 인지 도시는 차분하고, 조용했으며 고독해 보이기까지 했다.
에든버러의 대표 작가 조앤 k 롤링이 ‘엘리펀트 하우스’ 카페에서 해리포터를 집필했다 하니, 해리포터가 자주 드나들었을 것 같은 상점과 집 그리고 기차역까지 소설 속 배경과 도시는 잘 맞아떨어졌다. 큰 모자와 망토를 걸치고 골목 안을 서성이고, 9와 3/4 승강장에 겉돌고 있는 소설 속 주인공과 이 도시에 막 도착한 여행자는 이야기와 이별하지 못한 채 서로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 속에 에든버러 성에 갔을 때는 맨 꼭대기 성곽에 남아 있는 대포와 흠뻑 젖어 날지 못하는 스코틀랜드 국기가 안쓰러웠다. 한눈에 내려 다 보이는 도시는 아름답지만 이미 슬프다고 규정 지어버린 여행자의 눈은 호기심과 들뜬 마음이 아닌 ‘기억’ ‘안타까움’ 따위의 감정이 강렬하게 지배했다. 근처에는 위스키 공장도 있었는데 그 맛을 알지 못함에도 도시와 위스키는 환상의 조합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영국과 다른 나라라 여겨지는 것은 영어 발음이었다. 그들은 분명 영어로 말을 하는데 그것은 외계어이다. 상점이나 레스토랑의 사람만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를 했고 길거리의 사람은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를 했다. 사전 지식이 없던 나는 당황했고 그들의 퉁명스러운 말투는 불친절하고 이방인에 대한 경계로 느껴졌다.
비가 내리다 금방 따스한 햇살을 내비치는 에든버러는 구겨진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킬 줄 아는 도시였다.
부족한 것을 예술로 채우고, 과거와 현재의 균형을 맞춰가며 진화할 줄 아는 도시중 하나였다.
그곳을 방문했던 2014년은 영국으로부터 스코틀랜드의 독립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되는 해였다. 거리 곳곳에 독립을 위한 캠페인 문구나 가슴에 yes!라는 배지를 달고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들은 그렇게 완전한 독립국으로 잉글리시(English)가 아닌 스코티쉬(Scottish)이고 싶어 했다.* 우리도 독립을 한 국가이기에 그들의 움직임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고, 응원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러나 독립 반대가 55.3%로 찬성 44.7%를 앞질러 독립안은 무산되었다.
나라마다의 특색과 분위기 그리고 관습, 역사적 상처에 이르기까지 그곳만이 가지고 있는 문화라는 것이 있다. 스코틀랜드는 조금 아프게 느껴지는, 비 오는 날과 잘 어울리는 곳이었고, 이방인이라는 느낌보다 같이 섞이고 어우러져 살아보고 싶은 곳이었다.
비록, 독립안은 부결되었지만 ‘Scottish’를 응원한다.
* English- 잉글랜드인 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인, 웨일스인, 북아일랜드인을 일컫는 말.
British- 영국 사람들.
Scottish- 스코틀랜드의, 스코틀랜드 사람의.
2014.6 에든버러
photo by 원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