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Re-industrialization

금융-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by Christopher K

포항으로 가는 기차안에서 생각 정리차 써본다.

자본시장에서 산업을 바라보면서, 한국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해야 할 준비가 필요해보인다.


1980년대부터 서서히 시작된 미국의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 움직임은, 미중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불안, 공급망 안정성, 기술 자립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다시 국가 전략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슬로건 아래, 미국 내 제조업의 부활과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을 위해 공격적인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유망한 기술 스타트업들이 미국의 자본력을 기반으로 초기 성장(Growth stage)까지는 잘 버티지만, 상용화(commercialization)와 스케일업 단계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그 근본적인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제조 기반은 이미 붕괴되었고, 이를 재건하려 해도 고비용의 노동력 구조와 취약한 제조 역량 탓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은 명확하다. 바로 동맹국과의 전략적 연합이다. 특히 한국처럼 강력한 산업 제조 기반을 갖춘 나라는 미국의 재산업화에 있어 핵심 파트너이자, 동시에 자체 산업 재건의 기회를 맞이한 주체이기도 하다.


한국은 6.25 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에서, 역사상 유례없는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뤄낸 대단한 나라다. 철강, 조선, 자동차 등 국가의 기간산업이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은 정치적 혼란과 양극화 속에서 산업 기반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기업들은 불확실한 정책 환경에 지쳐가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추격 속에서 제조 경쟁력마저 잃어가고 있다.


자본력이 있는 일부 대기업은 여전히 글로벌 무대에서 버티고 있지만, 수많은 중소·중견 기업들은 숨통이 막혀 쓰러지기 직전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는 우리가 만든 산업 국가 대한민국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제는 말이 아니라 목숨 걸고 우리의 전통 기간산업을 살려야 할 때다. 이건 생존의 문제이자, 곧 국익 그 자체다.


나는 금융과 투자라는 도구를 통해 수많은 산업을 경험해왔다. 최근에는 일본의 대기업과 함께 1조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해, 북미와 유럽의 탈탄소 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는 단순한 자본 공급을 넘어, 제조기반을 갖춘 산업 파트너들과의 전략적 연계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들이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기술들이 언젠가는 한국의 무너져가는 제조업에 다시 심어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글로벌에서 발굴된 경쟁력 있는 기술들이 한국의 중소·중견 기업들과 연결되고, 다시 한번 ‘기술+제조’의 한국형 산업 부흥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산업 리빌딩의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그것이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이고, 이 시대를 사는 투자자로서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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