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맹신이 아닌, 국가 경쟁력 중심의 에너지 전략을

이상과 현실 사이

by Christopher K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산업 국가다. 반도체, 철강, 정밀기계, 화학 등 고에너지 소비 산업이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 속에서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단순한 정책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그러나 현 이재명 정부는 원자력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여전히 밝히지 않은 채,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기조로 한 에너지 전환 정책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과연 과학과 산업적 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선택인지, 아니면 진보세력과 신재생에너지 산업 간의 정치·이해관계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태양광과 풍력은 그 자체로도 공급 불안정성이 크며, 이를 구축하기 위한 광물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가 발생한다. 결국 신재생은 ‘그린 에너지’라는 명분에 가려졌을 뿐, 공급망 전반을 고려하면 결코 친환경이라 할 수 없다. 특히 AI 산업과 데이터센터 확장 등으로 인해 향후 수요될 전력량은 지금보다 수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간헐적이고 변동성 큰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이를 감당하겠다는 주장은 현실을 외면한 정치 구호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에너지 전환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데 있다. 석탄에서 석유, 석유에서 원전으로 넘어가는 과거의 변화 또한 수십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되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호가 아닌 현실 기반의 준비다. 안정성과 탄소중립,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원자력을 적극 활용하면서, 신재생은 점진적이고 보완적인 수단으로 접근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한국의 원전 기술을 스스로 무너뜨리며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 자산을 훼손했다.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정책 실패를 넘어 국가 역량의 심각한 훼손이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가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체코 원전 수주라는 성과를 이끌어내며 한국 원전 기술의 위상을 세계에 재각인시켰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적 이념이 아닌 산업적 전략이다.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경제성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현실적 해답은 원자력이다. 이상적인 ‘녹색 미래’만을 외치기 전에, 냉철하게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와 기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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