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의 위기, 그리고 한미동맹이 답인 이유

미국 조선산업 재건 및 한미동맹 확장을 위한 전략적 해법

by Christopher K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화된 시점을 정확히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그 뿌리는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지 H.W.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은 중국을 세계 경제 질서에 편입시키며 제조 기반을 대거 중국에 개방했다.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아웃소싱은 기업들에게 엄청난 이윤을 안겨주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대가는 명확해졌다. 미국 내 제조 기반은 급속도로 약화되었고, 일자리를 잃은 중산층의 반발이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단순히 공장이 중국으로 이전됐다는 데 있지 않다. 제조업 기반의 약화는 기술력, 숙련 인력, 산업 인프라의 동반 붕괴로 이어졌고, 이는 국가 경제의 자립성과 안보 역량을 위협하는 구조적 취약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업과 같은 전략 산업의 붕괴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


조선업은 단순한 제조업이 아니다. 이는 군사력, 해양 주권,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핵심 기반 산업이다. 미국은 자국 내 선박 수요를 보호하기 위해 '존스법(Jones Act)'을 발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간 관련 제조 기반을 유지하지 못했다. 조선 기술과 인프라가 사라진 지금, 미국은 전통적인 조선 강국이던 자신감을 상실했고, 중국과의 해양 경쟁에서 구조적 열세에 놓이게 됐다.


중국은 현재 미국보다 약 230배에 달하는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상선 보유 수에서도 68배 이상 앞서고 있다. 특히 지난 10여 년간 중국은 해군 전투함 건조 실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을 보유하게 되었고, 미국은 해양 패권 상실이라는 현실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전략적인 해법은, 조선업 경쟁력을 보유한 동맹국과의 협력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대한민국이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 모듈 조선 기술과 고정밀 설계, 고급 용접 기술, 자동화된 블록 조립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 점을 인식하고, 2024년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조선 기술력에 주목하며, "한국이 미국 조선업을 도와주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조선업을 매개로 한 한미 산업동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제 대한민국과 미국은 K-조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핵심은 지분 구조를 활용한 전략적 합작이다. 미국 자본이 한국 조선사의 51% 이상을 보유하면, 존스법상 미국 내 건조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어 스마트 모듈, 설계, 부품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회사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시장을 모두 지키는 전략적 동맹이다.


생산 구조 역시 양국의 강점을 살려 분업화 할 수 있다. 한국은 고부가가치 공정(핵심 모듈 제작, 설계, 자동화 조립)을 맡고, 미국은 현지 조립, 군수 인증, 운용 테스트를 수행한다. 이 구조는 양국 모두에게 고용을 창출하고, 산업 생태계 전체에 파급 효과를 낳는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공동 발전도 가능하다.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미국의 AI 기반 공정 예측, 디지털 트윈 기술이 융합된다면, 조선업을 넘어서 반도체, 자동차, 항공우주 등 첨단 제조업 전반으로 협력의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실제 경제적 파급력도 상당하다. 미국 조선시장 규모는 약 380~390억 달러 수준이며, 북미 전체 시장은 약 1,620억 달러에 달한다. SHIPS for America Act에 따라 미 해군은 향후 10년간 250척 이상의 신규 함정을 발주할 예정이며, 이중 30~40%를 한국, 미국 합작사가 수주할 경우 약 300억 달러 이상의 신규 수주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한국 기업이 수주 가능한 규모는 약 200~300억 달러로 예상되며, 미국 발 수주건 상당부분이 한국 스마트 모듈 방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산업 파급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산업 동맹을 넘어 경제안보 및 외교 전략의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내 인증을 받은 한국 조선 기술은 관세 및 반덤핑 면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철강,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통상 이슈에서도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K-조선 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 재건을 넘어, 한미 동맹을 산업, 기술, 안보로 확장시키는 전략적 전환점이다. 새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제조업 르네상스를 선도하는 국가로 도약할 수 있으며, 동시에 한미 양국은 공동의 안보와 경제 이익을 위한 견고한 산업 동맹을 구축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한미동맹을 가치 중심에서 실행 중심으로 진화시킬 때다. 조선업은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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