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의 마지막 순간

웃으며 안녕

by 인성미남

죽음이 두려운 건 아니다. 겪어보지 않아서 두려운 공포이며 어떤 감정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외로움 일 것이다. 지금껏 많은 시간 혼자였던 시간들 속에서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지내왔다.

아프면 씩씩하게 병원 가고. 약 먹고 두꺼운 솜이불 덮고 끙끙 앓다가도 땀 한번 흠뻑 내면 언제 아팠는지 도 모르게 일어났다.

식빵 두 개를 토스트기에 넣고 '틱'하고 튀어나오길 기다리며 전자레인지에 함께 돌려놓은 우유 한 컵의 따뜻함이 식지 않기를 매일 아침 고대 했다.

이리 살아도 살만 하다고 느끼는 하루가 영원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 김혜남 님 께서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의 저서에서 말씀하셨던


"내가 세상을 떠날 때 내 손을 잡고 나를 다독여 주며 나의 공포를 나눠 가질 사람을 난 만들 수 있을까?"


내 삶의 마지막이 두려워지고 초라해지고 쓸쓸할까 봐 당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나와 같이 세상 서글픈 이 감정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당신의 손을 잡아주려 조용히 기다리는 것이다.

당신도 나만큼 두려울 것을 알고 있다. 당신도 나만큼 지금 잘 먹고 잘 자고 그렇게 지금의 시간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다.


당신과 나의 마지막 순간에 지금껏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기쁨과 사랑 그리고 행복을 함께해서 참 좋았다고 웃으며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싶다.

당신의 삶과 사랑 그리고 그런 당신을 사랑했던 내게 고마운 작별의 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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