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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성미남 Dec 19. 2022

다시 사랑이 온다면

영화'호우시절'을 보고


우리가 정말 사랑했던 걸까?

사랑한다 말했던 적이 있었나?  기억은 내리는 비처럼 젖어든다.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다시 사랑이 온다면… 


영화 '호우시절(好雨時節)'

좋은 비만큼 아련한 사랑이야기. 지나간 사랑의 기억 다가올 사랑의 기대.

영화 '호우시절(好雨時節)' 은 2009년 허진호 감독의 작품이다.

알려진 대표작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행복' 이 있는데,

                       

'진부한 사랑이야기를 아주 세련되게  담아내는 재주를 가지신 분이라 ,

내 감성을 자극하는 몇 안 되는 감독 이기도 하다.  

사랑이야기 전문 감독이라고 할 만큼,

감수성 가득한 이야기를 스크린에 가득 채워 넣은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의심의 여지없이 없이 잘 생긴 정우성과

나의 이 상형인 중국 배우 고 윈윈이 출연하는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선 잔잔하지만 , 애틋한 사랑이야기이다.

중국 당대의 시선  '두보'의 시선 중

'춘야희우'(春夜喜雨)에 나오는

'호우 지시 절 당춘 내발 생'(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의 구절 중

호우 시 지절 ( 好雨知時節)을 호우시절(好雨時節)로

축약하여 영화의 제목으로 쓴 것이다.

                            중국 당대 시인 '두보'


개봉한 지 꽤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사랑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영화  '호우시절(好雨時節)'

나는 감성적으로 힐링이 필요할 때 좋았던 영화를 다시 보는 취미가 있어서

예전에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을 때처럼 ,

하도 많이 들어서 테이프가 늘어날 정도로

보고 또 본 영화이니 , 개인적으로 정말 아끼고 아끼는 영화 이기도 하다.

출연하는 배우들 ( 정우성과 고 윈윈) 이 너무 선남선녀 라

자칫 영화의 몰입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선남선녀가 나와야 어울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던  

중국 '두보초당'이라는 곳에 대나무 숲 속의 키스신을 연출하는데

어찌 선남선녀가 없이 가능할까?

                             동하와 메이의 재회        


                    대나무 숲 속의 열정적인 키스신

                               동하와 메이의 데이트


영화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건설중장비 회사 팀장 박동하(정우성). 중국 출장 첫날,

우연히 관광 가이드를 하 있는 미국 유학 시절 친구 메이(고 윈윈)와 기적처럼 재회한다.

낯섦도 잠시, 둘은 금세 그 시절로 돌아간다.

키스도 했었고, 자전거를 가르쳐 주었다는 동하와 키스는커녕,

자전거는 탈 줄도 모른다는 메이.

같은 시간에 대한 다른 기억을 떠 올리는 사이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이별 직전,

동하는 귀국을 하루 늦춘다. "

지나간 사랑은 흔적을 남겨둔다. 조금씩  그 흔적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옅어지고 지워지고 하지만,

사랑하고 난 뒤 이별을 경험하고 그 아픔이 너무 괴로워 자신의 기억을 지워 달라 고 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처럼

사랑은 때로는 견디기 힘든 아픔이기도 하다.


                               영화 ' 이터널 선샤인 '


동하(정우성)는 메이 ( 고 윈윈) 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내가 처음부터 널 사랑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증명한다면  달라지는 게 있을까?"


영화 속의 이 대사를  듣게 되었을 때

난 예전 기억이 스치듯 지나갔다.

내가 널 사랑했다는 것을 지금이라도 증명한다면

넌 내게 다시 돌아올까? 하며,

지나간 사랑은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잡을 수가 없다.

잡으려고 해 본들 , 가슴 아픔의 조각들만 더 잘게 부수어 놓고 만다.

다른 시간  다른 공간 속에서 지냈던 동화와 메이는

우연한 기회로 다시 재회 하지만,

                 비를 피해 마주 선 두 사람 동하와 메이



흘러간 시간이라는 거리 때문에  예전처럼 다시 사랑할 수 없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동하가 메이를 기다리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메이를 기다리는 동하


그 후로 그 둘의 사랑이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도 그 이후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관객의 감성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주길 바랬던 모양이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수없이 봐 왔던 영화였지만 ,

다시 정주행하고 배우들의  눈빛과 주고받는 대사 까지 더 몰입해서 보게 되었고

그리고 이 글을 쓰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편은 알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아 있어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동화와 메이의 재회 그 이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 속편이 나오길 희망한다.

다만 허진호 감독의 성향으로 봐선 절대 속편은 만들지 않을 것으로 본다.

동화와 메이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기다려지는 것 만으로 도 이 영화는 충분히 보고 느껴야 할 영화이라고 생각한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가야 할 날들이 적은 나이가 되어 버린 내게

영화 호우시절(好雨時節) 은 일상의 힘듬과 외로움을 이겨 낼 수 있는 비타민과 같은 영화  

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보고 또 볼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내가 사랑할 사람과 오래오래 함께 보고 싶을 뿐이다.

동하가 메이에게 보낸 편지 속  애틋한 글을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칠까 한다.

"메이 여긴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아마도 청두에서 내린 비가 여기로 건너온 거겠지?"

(못다 한 이야기)


이상형 이 어떻게 돼요라고 물어오면 전 주저 없이  영화 호우시절에 나온

여 주인공 고 윈윈 이에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쁘고 단아한 이미지라서 좋아하나 봐요.

나이가 들어도 이쁘고 좋은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길은 이제는 밥벌이가 되었고

제 남은 생은 좋은 영화와 좋은 음악을 듣고 저만의 글을 쓰고 살아가는 게  제 꿈이기도 하고요 ^^.

그런 제 곁에 고 윈윈 같은 어여쁜 ^^  마음씨 착한 사람이 함께 한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죠.

인연은 억지로 만들 수가 없기에 , 호우시절처럼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리듯이

좋은 비 같은 좋은 사람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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