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돌아 익숙한 골목에 들어서서
함께 걷던 골목을 피하기 위해서.
하지만 발걸음은 정직해서,
어느새 익숙한 골목 어귀에 나를 데려다 놓는다.
담벼락에 기댄 낡은 자전거도, 저녁밥 냄새를 피우던 붉은 벽돌집도,
모퉁이를 돌면 나타나던 작은 슈퍼도, 모두 그대로인데.
함께 걷던 당신만 없다.
풍경은 그대로인데, 나만 이방인이 되어 멈춰버린 시간 속에 서성인다.
이 골목은, 당신 없이는 막다른 길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