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필름
by
인성미남
Jul 22. 2025
서랍 깊은 곳,
어둠에 익숙해진 필름 한 통을 뒤적인다.
언제 찍은 것인지, 무엇을 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시간의 조각들.
빛을 주면, 사라져 버릴까 두려워
그저 손안에 가만히 굴려만 본다.
찰칵, 소리를 내면 세상이 담기고
세상을 품었던 암실.
그 안에 웃고 있는 당신과, 그 곁에서 따라 웃던 내가,
아직은 색 바래지 않은 채 잠들어 있을까.
인화하지 못한 마음처럼 돌아갈 길을 잃은 필름은
내 손 안에서 차갑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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