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by 인성미남

창밖에 덩그러니 놓인 낡은 의자 하나가

꾸벅 졸고 있다.


바람에 실려온 벌레 먹은 나뭇잎 하나 살포시 앉았다 싶더니

연신 터져 나온 내 마른기침에

금세 나비처럼 휙 떠나간다.


당신이 앉던 자리,

등받이가 당신 작은 어깨만큼 닳고 닳아

살포시 기대앉아도 외롭지 않다.


나른한 오후의 햇살에 꾸벅, 졸기도 하던.

곱디 고운 하얀 나비 같은 당신이

보고 싶다.


곱디 고운 하얀 나비 같은 당신이

살포시 내려앉은 그날 오후


창밖에 덩그러니 놓인 낡은 의자 하나가

꾸벅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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