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생활 6개월 만에 다시 독일로 돌아왔다.
다행히 전에 살던 집에 방이 비어있어서 임시 숙소로 빌려서 두어 달간 지내게 되었다.
오는 여정도 중간에 갈아타야 할 항공편이 캔슬되어서 하룻밤을 경유지에 머무르는 등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무사히 다시 옛집으로 돌아왔다.
1박 2일에 걸친 힘든 일정으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또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아침까지 푹 잠들지 못하고 이른 새벽에 잠이 깨서 뒤척이다 포기하고 첫새벽기도로 주님을 만나 들레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시는 마음을 따라 감사와 회개와 앞으로의 계획들을 아뢰어 본다.
남편을 따라 참 많이도 여기저기를 떠도는 노마드의 삶을 나같이 안정지향적인 사람이 감당하기 쉽지는 않지만 자꾸 하다 보니 내성과 담대함도 생기고 또 나름의 좋은 점과 감사도 찾게 되었다.
또 앞으로 어디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결정된 게 없는 불안함은 넓게 열린 다양한 길에 대한 기대로 바꾸어 본다.
그러나 이제는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비자발적 노마드가 아니라 스스로 길을 찾고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