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라켓 있으면 소개 시켜줘
라켓이 없어도 레슨이 가능하다?
관악구민운동장에 걸린 테니스 레슨 모집
현수막을 보고 무작정 전화해 레슨 등록을 했다
대기자가 많아 몇 달 기다리셔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몇 달간 까먹고 있다가 두 달 정도 뒤에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았더니
당장 내일부터 레슨 나오셔야 한다는 친절한 통보
그렇게 우당탕탕 내 첫 레슨이 시작되었다
라켓을 사야 되는지도 몰라서 일단 무작정 운동복과 러닝화를 신고
관악구민 운동장 테니스장을 찾아갔다
드넓은 바다 위 외딴섬처럼 폐쇄된 테니스코트 안에 들어가니
매일 마시던 공기마저 새롭게 느껴졌다..
코치님 왈
" 라켓 없어요?"
"네 없으면 레슨 못하나요?"
" 일단 저기 있는 라켓 들고 쳐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첫 레슨을 마치고 인사드리고 가려고 하는데
코치님이
"라켓 몇 십만 원 주고 사지 말고 그냥 이거 괜찮은 중고니까 이거 써요"
라고 제안해주셔서 묻지도 따지지 지도 않고 쿨 거래했다
라켓 가격은 현금가 7만 원
윌슨 라켓이고 프로 스태프 모델이길래 검색해보고
페더러가 쓰길래 무작정 샀는데
알고 보니 아주 오래된 프로 스태프 구형 모델이었다
Wilson Prostaff RF97 S 285g
열심히 검색해보니,,, 중고가 2~3만 원
그것도 상태 좋은 중고
하지만 첫 라켓이라 그런지 애착이 가서
동생에게 넘겨주기 전까지 아주 유용하게 썼다
눈퉁이 맞은 가격이긴 하지만
다른 레슨자에게 판매하는 제품들을 보니
나에겐 꽤 양심적이셨구나 라고 느꼈다
힘 좋은 남자분에게 처음엔 가볍고 부드러운 모델 써야 한다고
255g짜리 라켓을 파시다니...
테린이의 두 번째 라켓
레슨을 열심히 받다 보니 코치님에게 산 라켓은 디자인도 맘에 안 들고
무엇보다 너무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두 번째 라켓 구매를 하기로 결정하고 서칭에 들어갔다.
라켓은 개인의 취향을 타기 때문에 먼저 쳐보고 사는 걸 대부분 추천해줘서
안 맞을 경우 다시 판매하는 걸 고려해 중고로 사기로 결정했다
1. 일단 새 상품보다는 중고 라켓
2. 무난한 색상
3. 무게는 대략 300g 전 후
4. 중고거래 시 무조건 직거래
5. 컨트롤 형 라켓
대충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잡고 매물을 찾다 보니
눈에 띄는 저렴한 가격의 매물을 찾을 수 있었다
중고 거래는 주로 네이버 카페
중고 싸다 테니스 장터를 이용하는데
저렴한 매물들이 종종 올라오는 대신 사기꾼도 꽤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심사숙고 끝에 강남역 직거래를 잡았고
요넥스 사의 Vcore 100 (300g) 블랙 모델을 구매했다
일단 시크한 블랙 컬러가 맘에 들었고 전보다 무게가 더 많이 나가서
파워 있게 공을 때릴 수 있는 게 가장 맘에 들었다
하지만 태린이가 치기에는 어려운 라켓이라는 평이 많아서
얼마 쓰지 못하고 세 번째 라켓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브이코어는 분실...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건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았다
테린이의 세 번째 라켓
세 번째 라켓도 중고거래를 통해 구입했다
이번에도 요넥스 사의 제품이었고 닉 키리오스 선수가 사용하는 E-Zone 98 신형 (305g)
딥블루 색상이 이뻐서 구입했다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3 그립으로 구매했는데
손 크기가 조금 큰 편이라 나한테는 2 그립보다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다
스트링은 주로 저렴한 요넥스 폴리 투어를 사용했다
확실히 라켓을 바꾸고 나니 타구가 훨씬 묵직했고 타구 안정성도 향상되었다
전반적으로 빠지는 것 없이 무난 무난한 라켓이라
초보자가 쓰기에 아주 제 격이었다
그래서 라켓은 어떤 걸 사야해?
결론은 처음부터 나한테 딱 맞는 라켓을 사는 건 모르는 여행지에 가서
검색 없이 아무 음식점이나 들어갔는데 맛도 좋고 친절하고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한 곳을 만나는 것과 비슷한 확율일 것 같다
결국 다양한 라켓 브랜드 중에서 나한테 잘 맞는 라켓을 찾으려면
많은 라켓들을 사용해보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는데
이제 막 테니스를 시작한 테린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로 인해 신형라켓을 쳐 볼 수 있는 시타회도 거의 중단되었고
다양한 라켓을 쳐볼 수 있는 기회가 정말 흔치 않다
그리고 아무리 남에게 좋은 라켓이라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둔기보다 못한 경우도 있을거고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내 플레이 스타일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는거다
그래서 내 결론은
일단은 언제든 되팔 수 있게 중고로 저렴하게 라켓을 구매할 것
주변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구매 전에 라켓을 쳐볼 것
오래 써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의 라켓을 구매할 것
일단 예뻐야 오래 쓴다...
주변에서 추천하는 테린이 용 라켓으로는
W 사의 클래쉬 모델
B 사의 퓨어 스트라이크 모델
Y 사의 이존 모델
H 사의 스피드 모델
등이 있는 것 같다 (매우 주관적)
물론 라켓스포츠이기 때문에 라켓의 영향이 크긴 하나
라켓은 거들 뿐 본인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니
라켓 탓을 하기 전에 본인의 실력을 한번 의심해보는게
바람직하다 (나 포함 찔리는 사람 손)
1. 라켓 무게
남자의 경우 근력에 따라 290 ~ 310g
여자의 경우 255g ~ 275g
2. 빵 크기 (라켓 스퀘어 인치)
먹는 빵이 아니라 라켓 헤드 사이즈
일반적으로 100빵이 가장 흔하지만
페더러 처럼 95빵을 사용하던 선수도 있다... (맞추는 거 가능?)
초보자일수록 스윗스팟이 큰 헤드 사이즈가 넓은 라켓이 유리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98빵과 100빵 차이를 잘 못느끼겠다..
어차피 잘 못 맞히니까? (팩폭)
우스갯소리로 군대 가는 훈련병에게 총기 미리 px 에서 안사왔냐고 놀리던것 처럼
기본 정보가 부족한 테린이들에게도 나에게 딱 맞는 라켓을 사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라켓 잘못 사면 놀림 받기 딱 좋다..
테니스를 시작하거나 이미 치고 있는 테린이 분들 모두
본인에게 딱 맞는 라켓을 찾으시길!
나는 아직 못 찾은듯ㅠㅠ
현재는 요넥스 사 이존과 헤드 사 익스트림 모델을 사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