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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lytoon Apr 26. 2021

테쓸신잡)테린이의 좌충우돌 라켓 구매기

좋은 라켓 있으면 소개 시켜줘


라켓이 없어도 레슨이 가능하다?

관악구민운동장에 걸린 테니스 레슨 모집
현수막을 보고 무작정 전화해 레슨 등록을 했다
대기자가 많아 몇 달 기다리셔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몇 달간 까먹고 있다가 두 달 정도 뒤에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았더니
당장 내일부터 레슨 나오셔야 한다는 친절한 통보

그렇게 우당탕탕 내 첫 레슨이 시작되었다
라켓을 사야 되는지도 몰라서 일단 무작정 운동복과 러닝화를 신고
관악구민 운동장 테니스장을 찾아갔다

드넓은 바다 위 외딴섬처럼 폐쇄된 테니스코트 안에 들어가니
매일 마시던 공기마저 새롭게 느껴졌다..

코치님 왈
" 라켓 없어요?"
"네 없으면 레슨 못하나요?"
" 일단 저기 있는 라켓 들고 쳐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첫 레슨을 마치고 인사드리고 가려고 하는데
코치님이
"라켓 몇 십만 원 주고 사지 말고 그냥 이거 괜찮은 중고니까 이거 써요"
라고 제안해주셔서 묻지도 따지지 지도 않고 쿨 거래했다
라켓 가격은 현금가 7만 원

윌슨 라켓이고 프로 스태프 모델이길래 검색해보고
페더러가 쓰길래 무작정 샀는데

알고 보니 아주 오래된 프로 스태프 구형 모델이었다
Wilson Prostaff RF97 S 285g

열심히 검색해보니,,, 중고가 2~3만 원
그것도 상태 좋은 중고

하지만 첫 라켓이라 그런지 애착이 가서
동생에게 넘겨주기 전까지 아주 유용하게 썼다

눈퉁이 맞은 가격이긴 하지만
다른 레슨자에게 판매하는 제품들을 보니
나에겐 꽤 양심적이셨구나 라고 느꼈다

힘 좋은 남자분에게 처음엔 가볍고 부드러운 모델 써야 한다고
255g짜리 라켓을 파시다니...


테린이의 두 번째 라켓

레슨을 열심히 받다 보니 코치님에게 산 라켓은 디자인도 맘에 안 들고
무엇보다 너무 가벼운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드디어 두 번째 라켓 구매를 하기로 결정하고 서칭에 들어갔다.
라켓은 개인의 취향을 타기 때문에 먼저 쳐보고 사는 걸 대부분 추천해줘서
안 맞을 경우 다시 판매하는 걸 고려해 중고로 사기로 결정했다

1. 일단 새 상품보다는 중고 라켓
2. 무난한 색상
3. 무게는 대략 300g 전 후
4. 중고거래 시 무조건 직거래
5. 컨트롤 형 라켓

대충 스스로 가이드라인을 잡고 매물을 찾다 보니
눈에 띄는 저렴한 가격의 매물을 찾을 수 있었다

중고 거래는 주로 네이버 카페
중고 싸다 테니스 장터를 이용하는데
저렴한 매물들이 종종 올라오는 대신 사기꾼도 꽤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그렇게 심사숙고 끝에 강남역 직거래를 잡았고
요넥스 사의 Vcore 100 (300g) 블랙 모델을 구매했다

일단 시크한 블랙 컬러가 맘에 들었고 전보다 무게가 더 많이 나가서
파워 있게 공을 때릴 수 있는 게 가장 맘에 들었다

하지만 태린이가 치기에는 어려운 라켓이라는 평이 많아서
얼마 쓰지 못하고 세 번째 라켓으로 갈아탔다....

그리고 브이코어는 분실...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건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았다



테린이의 세 번째 라켓

세 번째 라켓도 중고거래를 통해 구입했다

이번에도 요넥스 사의 제품이었고 닉 키리오스 선수가 사용하는 E-Zone 98 신형 (305g)

딥블루 색상이 이뻐서 구입했다


국내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3 그립으로 구매했는데

손 크기가 조금 큰 편이라 나한테는 2 그립보다 훨씬 안정적인 느낌이다


스트링은 주로 저렴한 요넥스 폴리 투어를 사용했다

확실히 라켓을 바꾸고 나니 타구가 훨씬 묵직했고 타구 안정성도 향상되었다


전반적으로 빠지는 것 없이 무난 무난한 라켓이라

초보자가 쓰기에 아주 제 격이었다



그래서 라켓은 어떤 걸 사야해?

결론은 처음부터 나한테 딱 맞는 라켓을 사는 건 모르는 여행지에 가서
검색 없이 아무 음식점이나 들어갔는데 맛도 좋고 친절하고 게다가
가격까지 저렴한 곳을 만나는 것과 비슷한 확율일 것 같다

결국 다양한 라켓 브랜드 중에서 나한테 잘 맞는 라켓을 찾으려면
많은 라켓들을 사용해보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이 있는데
이제 막 테니스를 시작한 테린이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로 인해 신형라켓을 쳐 볼 수 있는 시타회도 거의 중단되었고
다양한 라켓을 쳐볼 수 있는 기회가 정말 흔치 않다

그리고 아무리 남에게 좋은 라켓이라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둔기보다 못한 경우도 있을거고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내 플레이 스타일과는 맞지 않을 수도 있는거다

그래서 내 결론은
일단은 언제든 되팔 수 있게 중고로 저렴하게 라켓을 구매할 것
주변 인맥을 최대한 활용해 구매 전에 라켓을 쳐볼 것
오래 써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의 라켓을 구매할 것
일단 예뻐야 오래 쓴다...  

주변에서 추천하는 테린이 용 라켓으로는

W 사의 클래쉬 모델
B 사의 퓨어 스트라이크 모델
Y 사의 이존 모델
H 사의 스피드 모델

등이 있는 것 같다 (매우 주관적)

물론 라켓스포츠이기 때문에 라켓의 영향이 크긴 하나
라켓은 거들 뿐 본인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니
라켓 탓을 하기 전에 본인의 실력을 한번 의심해보는게
바람직하다 (나 포함 찔리는 사람 손)

1. 라켓 무게
남자의 경우 근력에 따라 290 ~ 310g
여자의 경우 255g ~ 275g

2. 빵 크기 (라켓 스퀘어 인치)
먹는 빵이 아니라 라켓 헤드 사이즈
일반적으로 100빵이 가장 흔하지만
페더러 처럼 95빵을 사용하던 선수도 있다... (맞추는 거 가능?)
초보자일수록 스윗스팟이 큰 헤드 사이즈가 넓은 라켓이 유리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98빵과 100빵 차이를 잘 못느끼겠다..
어차피 잘 못 맞히니까? (팩폭)

우스갯소리로 군대 가는 훈련병에게 총기 미리 px 에서 안사왔냐고 놀리던것 처럼
기본 정보가 부족한 테린이들에게도 나에게 딱 맞는 라켓을 사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라켓 잘못 사면 놀림 받기 딱 좋다..

테니스를 시작하거나 이미 치고 있는 테린이 분들 모두
본인에게 딱 맞는 라켓을 찾으시길!

나는 아직 못 찾은듯ㅠㅠ

현재는 요넥스 사 이존과 헤드 사 익스트림 모델을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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