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리툰 Mar 31. 2023

6:0 베이글스코어라도 괜찮아

Ep10. 테니스클럽 나마스테의 탄생


테니스 레슨을 받다 보면 한 가지 의문에 봉착한다

대체 언제까지 레슨을 받아야 하는 걸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구기종목은 레슨 없이 어느 정도 수준까진 독학이 가능했다.

축구 농구 야구 족구 배구 등 다 해봤지만, 돈을 주고 레슨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테니스 레슨을 꾸준히 받다 보니 처음보다 확실히 실력은 늘었지만, 레슨만 받다 보니

약간의 매너리즘이 생겼다. 게다가 첫 게임을 하고 난 후부터는 게임에 대한 욕망이 끓어올랐다.


대체 언제까지 레슨만 받아야 하는 걸까?


코치님에게 언제 게임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봐도 아직 멀었지 라는 답변만 들었고 게임을 할 수 있는 테니스 모임을 찾아보려 해도 날 받아줄 만한 클럽은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지구상엔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았다.


서러운 테니스 초보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기존 클럽에 가입하던지 아니면 새로운 클럽을 만들던지 둘 중하나였는데 

결국 정답은 답니뛰 (답답하면 니들이 뛰던지)였고, 가만히 기다렸다가는 아무것도 안될 것 같아 직접 모임을 만들기 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내가 레슨을 받는 관악구민운동장은 총 4면 중 2면을 레슨코트로 사용했고, 난 4번 코트에서 9시 타임에 레슨을 받았다. 내 앞뒤로 레슨 받는 비슷한 실력의 남자분들이 계셨는데, 같이 공을 쳐보기 위해 레슨이 끝나고 집에 바로 안 가고 벽치기를 하며 기다렸다가 다른 분들 레슨이 끝나면 다가가 빈 코트에서 랠리를 제안했다.

몇 주간 이런 식으로 랠리를 하며 친분을 쌓았고, 다른 타임 분들까지 알게 되며 본격적으로 레슨 후 30분 정도

랠리를 꾸준히 이어가게 되었다. 


그렇게 4명의 고정멤버가 생겼고, 처음으로 관악구민운동장 코트를 예약으로 잡아서 숏게임을 진행했다.

점수 세는 법도 게임하는 법도 모르는 왕초보였지만,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로 먼가 어른이 된 기분이었다.

레슨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흥분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렇게 테니스에 빠져드는 건가?


그날 함께한 소중한 4명의 멤버와 함께 게임 후 얘기를 나누다 농담 삼아 이렇게 모임을 만들어볼까요?

조심스럽게 제안했고 모두가 흔쾌히 동의하며 도원결의처럼 한마음 한 뜻으로 합심해 나마스테 란 이름으로 소중한 첫 테니스 모임을 결성했다. 


나마스테란 인도와 네팔에서 사용되는 인사말로 레슨 후 남아서 테니스 치는 사람들이란 의미와 동시에 남자 4명이 활동하는 테니스클럽이란 중의적인 뜻으로 급조된 이름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