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4. 코로나 대 위기 레슨장이 사라졌어요
2020년 2월 레슨을 받던 관악구민 운동장에서 문자한통이 날아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다중이용시설을 임시 운영중단되며, 레슨도 당분간은 받기 어려울것 같다는 소식에 잠시 좌절했지만, 얼마 못가 다시 열릴 거란 생각에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였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금방 다시 열릴거라 생각했던, 레슨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기존에 가르쳐주시던 코치님도 다른 곳으로 옮기셨다. 그렇게 기다림에 지칠 때쯤 테니스를 다시 치고 싶다는 욕구가 내 육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히 테니스 오픈채팅방에 들어가게되었고, 그 곳에서 코로나로 인해 테니스를 치지 못하는 테니스 동호인들을 만나게 되었다. 다들 테니스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대부분의 코트가 문을 닫으며 테니스를 칠 곳을 간절히 찾고 있었다.
그 곳에서 누군가 게스트 모집 글을 올렸고, 일단 테니스가 치고 싶은 마음에 빠르게 참석 희망 답변을 남겼다. 다행이 구력제한이 없어서 신청이 승인되었고 그렇게 테니스 초보 인생 처음으로 게스트를 가게되었다.
첫번째 게스트로 가게 된 곳은 동작구에 위치한 클레이코트
주변에 다른 코트와 헷갈려서 시작 시간에 임박해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와있었다.
아는 사람이 전혀 없어서 어리버리 하고 있던 와중에 나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반가우면서도 놀라웠다. 원리툰 SNS를 팔로우 중이신 분들이었는데 내가 입고 간 옷을 보고 알아보신 것 같았다.
잘 치는 분들도 꽤 많았고, 나와 같은 초보자 분들도 생각보다 많았다.
몸풀기 랠리 후 게임이 시작 되었고, 본격적인 몸개그의 향연이 펼쳐졌다.
자괴감이 들만큼 게임 내내 실수를 연발했고, 잘치는 파트너 분이 계속해서 괜찮다고 해주셨지만
스스로가 싫어질만큼 엉망진창이었던 첫번째 게스트 참여 모임...
다행이 강원도에서 온 인스타그램 id 마리엔젤과 나보다 구력이 훨씬 높았던 아이롱테니스 두 분 덕분에 쫄지 않고 재밌게 칠 수 있었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게스트로 나가면서 게임 경험치를 쌓을 수 있었다.
테니스를 시작한지 1년만에 알게 된 게임이란 신세계.. 레슨만 받을땐 반복되는 과정에 조금 지루하기도 했는데, 테니스 게임은 잘친 공 하나에 웃고 잘못친 공 하나에 우는 그야말로 인생의 희노애락이 담긴 스포츠였다
1년차 테니스 초보는 그렇게 겜돌이가 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