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그 꿈에 내가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좋아.
" 있잖아, 내가 어제 아주 재밌는 꿈을 꾸었어.
" 그 꿈에 혹시 내가 나오니?
" 음... 아니. 일단 들어봐.
" 그렇구나. 그럼 듣지 않을게. 내가 나오지 않는 꿈이라면
아마 네가 재밌다 해도 듣는 나는 전혀 재미가 없을 거야.
꿈이란 게 꾸는 사람은 재밌고 신기하고 연결이 잘 되어도
듣는 사람에겐 지루한 사물과 사건의 나열 같거든.
물론 그 꿈에 내가 나오면 다른 재미를 찾을 수는 있지만."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 꿈이란 꾸는 사람만 재밌다는 것을 명확히 깨달은 10대 때였다.
" 있잖아, 어제 꿈을 꿨는데
" 그 꿈에 혹시 내가 나오니?
" 아니. 너는 안 나오는데 내가 바다에서...
" 그렇구나. 그럼 듣지 않을게. 내가 나오지 않는 꿈이라면
아마 네가 재밌다 해도 듣는 나는 전혀 재미가 없을 거야.
꿈이란 게 꾸는 사람은 재밌고 신기하고 연결이 잘 되어도
듣는 사람에겐 지루한 사건과 사물의 나열 같거든.
물론 그 꿈에 내가 나오면 다른 재미를 찾을 수는 있지만."
나는 여전히 이런 사람이었다. 꿈이란 꾸는 사람만 재밌다는 것이 신념이 되어버린 40대였다.
전혀 친밀하지 않은 사람이 꿈 얘기를 내게 해온다면
나는 흐뭇한 딴생각을 하며 최대한 예의를 갖추었을 것이다.
아니면 그가 말한 꿈속의 요소들을 꿈해몽 검색창에 찾아 '좋다 나쁘다' 리액션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가까운 이들에게 저리도 모자라고 모질었다.
10대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한 굳은 신념이란 그저 못된 것이다.
너를 만나 단 한 가지 들을 수 있다면 밤새도록 밤이 가도록
너의 꿈 얘기를 듣고 싶다.
그 꿈에 내가 나오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고 설렐 것이다.
너의 꿈 얘기가 간절하게 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