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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킹 Jan 21. 2023

Salvatore Adamo - La nuit

음악, 산문

https://youtu.be/3Y4bAS4wOHA

잠에서 깨면, 현대인답게 휴대전화기를 들여다본다. 카카오톡 39개, 라인 22개, 왓츠앱 9개의 읽지 않은 메시지가 기다리고 있다. 나는 채팅에 중독되었다.


익숙한 솜씨로 메시지를 훑어보고 지나간다. 대부분이 짤막한 단문이거나 이모티콘이다. 우리는 모두 묵시적으로 알고 있다.      


내게 온라인 여자 친구가 많이 있듯이, 그녀들 또한 수많은 남자친구가 온라인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풍족함은 부족에서 기인하는 절박함을 앗아간다. 그러니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는 사이라면, 서로의 귀한 시간을 아끼는, 사려 깊은 대답 한마디로 관계 확인만 하고 지나간다. 그것도 아까우면 그냥 이모티콘 하나 콕 찍어 버리면 그만이다.


“도대체 몇 명과 채팅하는 거예요?” 가끔 이렇게 물어보는 멍청한 여자가 있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너무 많아서 헤아리기 힘듭니다. 대충 삼백 명 넘어요.” 데이팅 앱을 시작하면서 나의 메신저에는 모두 317명의 친구가 실제로 등록되었다. 모두 여자다.


“저 오늘부터 다른 관계 모두 끊고 당신하고만 채팅할 거예요.” 아주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친구가 있다. 화상 채팅으로 서로가 진짜인 것을 확인한 직후에 주로 벌어진다. 그러면 나는 무조건 차단해 버린다. 이런 여인의 특징은 경험으로 터득하였다. 그녀는 집요하게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물을 것이다.


“당신도 결국은 변태군요?” 이혼한 싱글맘에게 육체적 욕구는 어떻게 해결하세요? 라고 물어보면 종종 이런 답을 듣게 된다. 주로 아시아계 혹은 이슬람교도 여인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는 “구글에서 검색하면 당신보다 훨씬 이쁘고 날씬한 여인들의 음란한 사진들을 수도 없이 볼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당신에게서 어떤 성적인 매력도 느끼지 못하니 그다지 걱정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라고 쏘아붙이고는 나가버린다.      


사실 이성 간의 채팅에서 로맨틱한 대화를 빼 버리면 정말이지 할 말이 남지 않는다. 강아지 사진과 밥 먹는 장면으로 한 달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유럽과 남미 쪽 여인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들은 칭찬받는 것을 즐기고 성적인 대화에 큰 거부감이 없으며 섹시하다는 표현을 받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솔직하다. 내면의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그들은 이미 삶을 깨달을 듯 보였다.


‘인생 뭐 별거 있어?’     

‘바람처럼 삽시간에 사라질 운명.’     

‘그냥 즐기는 거지 뭐. 애써 남의 눈치 볼 필요 없잖아. 그들도 먼지처럼 가버릴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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