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한디?

by 임풍

“뭣이 중한디?”라는 말은 단순한 사투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는 강력한 질문이다. 이 질문이 필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사람은 너무 쉽게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타인과 주변 상황, 그리고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세계에 지나치게 몰입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명예도, 재산도, 타인의 평가도 아니다. 바로 지금 살아 숨 쉬고 있는 나의 생명, 그리고 그 생명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과 충만한 삶의 환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가장 근본적인 가치를 뒤로 미룬 채 살아간다. 대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 끝없이 이어지는 경제적 불안, 미래에 대한 막연한 걱정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소모한다.

물론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물질적 안정 또한 중요하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균형이다. 우리는 시간이 무한하다는 착각 속에서 오늘을 너무 쉽게 흘려보낸다. 인생이 마치 영원히 계속될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며, 지나간 하루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 단순한 사실을 잊는 순간, 삶은 타성의 반복이 된다.

하루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감사다. 눈을 떴다는 사실, 오늘이라는 시간이 다시 주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축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계획하고 바로 실천하는 것이다. 나의 정신과 육체가 함께 기뻐할 수 있는 일을 하루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그것은 거창할 필요도 없다. 산책일 수도 있고, 음악일 수도 있고, 조용한 사색의 시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지금이라는 시간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이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과 세상사에 지나치게 많은 관심과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해, 내가 아무리 신경을 쓴다 해도 세상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 깊은 산속 계곡물이 내가 보든 보지 않든 끝없이 흐르듯이, 세상은 나의 감정과 무관하게 움직인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고, 새로운 형태로 계속 나타날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방향을 바꿔야 한다. 그들에게 주던 관심을 거두고, 나를 기쁘게 해주는 사람과 시간에 에너지를 써야 한다.

몸이 아프다고 해서 지나치게 슬퍼할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며, 엔트로피는 증가한다. 인간 역시 노화의 과정 속에서 여러 질환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자연의 법칙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마음만큼은 스스로의 자각에 따라 언제든 밝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의 마음은 관리의 대상이며, 선택의 결과다.

밝고 건강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분명하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과 상황에 대한 관심을 끄는 것이다. 에너지 낭비를 멈추는 순간, 삶은 놀라울 정도로 가벼워진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는 가족을 포함한 주변 지인들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 쉽게 감정이 흔들린다. 그리고 그 흔들림은 반복되며 습관이 된다. 이것이 바로 “뭣이 중한디?”라는 자각이 사라진 상태이다.

사람은 종종 정신적으로 잠긴 채 살아간다. 깨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과거의 기억과 감정에 묶여 있다. 몸과 마음은 습관을 따라 움직이고, 습관은 매번 새롭게 주어진 시간을 과거의 방식으로 허비하게 만든다. 그렇게 우리는 현재를 살면서도 끊임없이 과거를 반복한다. 수년 전, 혹은 수십 년 전에 들었던 한마디 말과 부정적인 경험이 여전히 머릿속에서 재생되며 현재의 기쁨을 가로막는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충만함을 느낄 수 없다. 그릇이 이미 과거의 불편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과감함이다. 불편했던 과거를 지워야 한다. 이미 건넌 다리는 미련 없이 불태워야 한다. 인간은 지금 이 순간 새로운 기쁨을 누릴 자격이 있다.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가야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시작해야 한다.

물론 부정적인 생각의 습관을 버리는 일은 쉽지 않다. 새로운 인생의 코스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용기는 거창한 결심에서 나오지 않는다. 단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순간, 이 선택 앞에서, “뭣이 중한디?”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그 질문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 삶은 더 이상 자동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때부터 인생은 비로소 나의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