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뇌의 이해와 잠재의식 재 프로그래밍

by 임풍

오늘날 우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몇 번만 어떤 주제를 검색해도, 곧바로 관련 광고나 콘텐츠가 나타난다. 이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관심사와 행동 패턴을 학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놀라운 점은 이런 인공지능 시스템의 근본적인 설계가 인간의 뇌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사실이다.

AI의 인공 뉴런(artificial neuron)은 뇌 속 신경세포인 뉴런(neuron)을 모방했고, 가중치(weight)의 개념은 뉴런 사이의 연결 강도를 조절하는 시냅스(synapse)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또한 수많은 컴퓨터가 서로 연결된 인터넷의 구조는, 마치 뉴런이 시냅스 수조 개의 연결망을 통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인간의 신경망과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AI는 인간의 완전한 모방은 아니다. 인공지능은 감정과 의식을 가지지 못한다. 단지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의 발전은 인간의 뇌 구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인간의 뇌에도 알고리즘이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자주 검색하면 AI가 그와 유사한 정보만 걸러내어 계속 보여주는 것처럼, 인간의 뇌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람의 뇌에는 망상체 활성계(Reticular Activating System, RAS)이라는 신경 필터가 존재한다. 이 시스템은 우리가 세상에서 감지하는 수많은 정보 중에서 잠재의식 속 신념이나 프로그램과 일치하는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불안과 두려움의 프로그램이 뇌 속에 내장된 사람은 세상에서 불안할 만한 정보만 포착한다. 반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사람은 같은 현실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인식한다. 이처럼 뇌는 객관적인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잠재의식이 설정한 RAS 필터를 통해 세상을 해석한다. 마치 인공지능이 학습된 데이터의 패턴만을 인식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문제는 대부분 사람들의 잠재의식이 어린 시절에 무의식적으로 형성된다는 점이다. 부모나 교사, 사회로부터 반복적으로 들은 부정적인 말, “너는 왜 이것밖에 못하니?”, “세상은 위험하다" 같은 메시지들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깊게 각인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불안, 두려움, 비교, 분노의 프로그램은 일종의 정신적 운영체제(OS)로 자리 잡아, 성인이 된 이후에도 우리의 감정, 판단, 관계를 조종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평생 자신감이 부족하고, 또 어떤 사람은 늘 세상을 불신하며 살아간다. 이는 세상이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잠재의식이 세상을 그렇게 인식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뇌가 스스로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행히도 현대 뇌과학은 희망을 준다. 바로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다. 이는 뇌가 새로운 경험, 반복된 생각, 학습, 감정에 따라 신경회로를 다시 연결하고 재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우리가 의식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반복 입력하면, 뇌는 실제로 그 입력에 맞게 회로를 바꾼다.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반복 학습해 알고리즘을 갱신하듯, 인간의 뇌도 새로운 단어, 이미지, 감정을 반복하면 그것을 현실로 인식하고 새로운 행동의 기반으로 삼는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뇌는 동사보다 명사를 더 강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나는 평온하다”보다 평온, 신뢰, 안전 같은 단어 자체를 반복하는 것이 잠재의식에 더 깊이 각인된다. 이것이 긍정 확언이 작동하는 과학적 원리이자 단어의 힘이다.

따라서 잠재의식을 다시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매우 크다. 우리의 잠재의식을 변화시키는 첫 단계는 현재 나를 조종하는 기존 패턴에 대한 인식이다. 우리가 무의식적 프로그램에 조종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이미 변화는 시작된다. 그다음 단계는 의식적으로 새로운 단어와 이미지를 반복 입력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안전한 세상,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 평온한 나라는 단어를 반복하는 방식이다. 마치 영어 단어의 뜻을 반복적으로 외우는 것과 비슷하다. 그것이 단순한 자기암시처럼 느껴지더라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뇌의 시냅스 연결이 실제로 변화한다. 이때부터 뇌는 새로운 패턴을 기반으로 세상을 다르게 인식하게 된다.

AI가 데이터를 바꾸면 결과가 달라지듯, 인간도 잠재의식의 데이터를 바꾸면 현실의 인식과 반응이 달라진다. 그것이 신경가소성이 말하는 의식의 재설계이며, 인간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놀라운 과학적인 사실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뇌를 모방해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오히려 인간이 AI를 통해 자기 뇌의 작동 원리를 배워가고 있다. 우리가 반복적으로 입력하는 생각과 단어들이 바로 우리 인생의 알고리즘을 형성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혀 다른 성격의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다시 말해, AI처럼 인간의 뇌도 스스로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의 인생관을 바꿔줄 새로운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단어가 정해지면, 자주 반복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새로운 현실을 만드는 명령어가 될 것이다.